동맹국 상대로 또 관세 지렛대' 동원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관세 부과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통상 압박 수단이던 관세를 영토 확보라는 안보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농촌 보건의료 관련 원탁회의에서 자신의 관세 정책이 국가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열거하던 중 그린란드 문제를 꺼냈다. 그는 "우리는 국가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며 "그린란드 문제에 동조하지 않는 나라들에는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다(I may do that)"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독일 등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한 관세 위협이 처방약 가격 인하에 도움이 됐다며, 이러한 접근 방식이 그린란드 통제권을 확보하는 데도 유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를 단순한 부동산 거래 대상이 아니라 북미와 유럽을 잇는 전략 요충지이자 막대한 광물 자원이 매장된 핵심 안보 자산으로 규정해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선제적으로 영향력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가 이 지역을 장악할 수 있다는 논리를 반복해 왔으며, 최근에는 미국의 북극권 군사·경제 전략과도 연계해 그린란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반면 그린란드의 주권을 보유한 덴마크와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그린란드는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맹국을 상대로 관세를 앞세워 영토 문제를 관철하려는 발상은 동맹 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선례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유권 문제와 관세를 직접 연계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로 인해 동맹국과의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는 이번 발언이 "덴마크와의 협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그린란드 통제 구상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최근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수 위협에 맞서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하는 등 집단 대응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 행동까지 선택지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북극권을 둘러싼 외교적 긴장은 한층 더 고조될 전망이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