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격차도 심해...경상도 대비 전라도는 절반 수준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보험은 최소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초장기 상품이다. 반면 이를 판매한 설계사 10명 중 7명은 5년 이내 일을 관둔다. 그나마 찾아가 자세히 문의할 고객센터도 지역별 편차가 심하다.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보험 문의를 할 곳이 없다.
18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보험사들은 전국에 305개의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 중에서 서울(46)·경기(53)·인천(13) 등에 122개의 고객센터가 몰려 있었다. 고객센터의 40%가 수도권에 있는 거다.
경상권(89, 경남·경북·부산·광구·울산) 대비 전라권(45, 전남·전북·광주)의 고객센터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강원도와 제주도각각 14개, 7개에 불과했다.
생명보험 계약 수는 인구수와 거의 비례한다.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 고객센터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를 달리 말하면 지방 소도시 가입자는 역차별을 받게 된다는 거다. 지방 소도시는 고령자가 더 많아 고객센터가 있어야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보험설계사는 신규계약 체결 초기에 수당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보험기간은 장기지만 장기적으로 유지·관리를 해도 설계사에게는 득이 될 게 별로 없다. 이에 고아계약(관리 설계사가 부재한 계약) 관리를 이관 받으면 대부분 기존 계약을 깨고 새로 가입을 권하거나 추가 상품을 하는 게 관행이다.
이에 잘 알지 못하는 설계사에게 소액 보험금 청구를 부탁하기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먼 곳까지 고객센터를 방문하기도 힘들다. 게다가 고령자들은 인터넷 등 비대면 채널에 익숙하지도 않다. 이에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음에도 청구를 포기한다.
푸르덴셜·AIA·메트라이프생명 등 고객센터가 적거나 없는 외국계·중소형사들은 영업지점 등에서 고객센터 역할을 대신한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현실은 맞지 않다.
보험 영업지점은 대고객서비스를 하는 곳이 아니다. 모르는 사람이 일하는 사무실에 불쑥 찾아가 보험금 청구 등의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부탁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AIA생명은 아예 ‘영업지점에서는 내방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콜센터나 온라인창구만 이용하라는 거다.
외국계 보험사 한 관계자는 “고아고객이 발생하면 다른 관리자(설계사)를 배정해 보험금 청구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며 “일부 지점은 고객이 내방해 업무를 처지할 수 있도록 담당자 등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국내 보험사의 의견은 외국계 보험사와 다르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설계사가 취할 수 있는 수당은 계약수당이 절대적이어서 관리에 소홀할 것이 사실”이라며 “관리를 해주는 신규 설계사를 배정받는다고 해도 관리는커녕 기존 계약을 깨고 신상품을 권하는 게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 규모 이상의 고객센터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0I0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