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이율→미국회사채로 투자방식 갈아타기...기대수익 높아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찬밥 신세로 전락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시장에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높은 공시이율에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달러보험이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는 올 상반기 방카슈랑스에서 1903억원의 초회보험료를 올렸다. 이에 시장점유율 9.6%를 기록했다. 지난해 693억원(점유율 1.8%)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오렌지라이프가 지난해 초 출시한 ‘VIP달러저축보험’이 일등 공신이다. 이 상품은 미국 우량 회사채와 중국CDS프리미엄 회사채 금리를 감안해 공시이율을 산출한다. 이달 1일 기준 공시이율은 연 4.0%다. 이는 우리나라 보험사가 적용하는 평균공시이율 2.5%에 비해 1.5%포인트나 높다. 여기에 금리가 아무리 낮아져도 최저이율 연 1.5%도 보증한다.
요컨대 달러에 투자해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은행 예금 금리는 물론 일반 저축성보험보다도 높은 이율을 적용하는 것. 이에 자산가들이 뭉칫돈을 넣고 있는 거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S&P500에 속해 있는 우량 기업의 회사채 수익률을 추종하는 지수에 투자하여 가입시점 공시이율로 만기까지 확정하도록 설계됐다”며 “은행PB들이 이 상품을 적극 추천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오렌지라이프가 지난 2014년 10월부터 판매했던 ‘모아모아VIP저축보험’의 만기가 도래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당시 이 상품의 적용 공시이율은 3.0%였고, 최저보증이율도 2.1%로 높았다. 가입자 대부분이 3년 만기 상품에 가입했고, 올해 초부터 만기를 맞았다.
만기를 맞은 가입자가 다시 달러보험으로 갈아타고 있다. 과거 판매한 저축성보험 만기를 맞아 더 기대수익이 높은 상품을 출시, 상품과 마케팅의 콜라보로 이룬 성과인 셈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는 전속설계사 채널을 통해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는데 주력한다”며 “시장규모가 축소되는 와중에 방카슈랑스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이었지만 올해는 반토막인 2조원으로 줄었다. 이에 방카슈랑스 중심으로 영업하는 NH농협생명은 물론 삼성·한화·동양생명 등의 방카슈랑스 매출 규모가 급감했다. 특히 ABL생명의 방카슈랑스 매출은 10분의 1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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