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유럽의 은행 감독 관계자들이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이탈리아 은행의 유동성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통신에 최근 며칠간 시장 혼란으로 인해 모니터링이 평상시보다 강도높게 진행되고 있으며 대상은 고객 예금과, 은행들이 담보를 요구하지 않고 서로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은행간 시장을 모두 포함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고 징후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탈리아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은 논평을 거부했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단일적인 은행 감독 기관이기도하다. ECB 소식통은 "ECB가 이탈리아 감독관들(national supervisors)과 함께 정기적으로 유동성 여건을 모니터하며 시장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변동성이 있는 시기에는 모니터링의 심도와 횟수 등을 조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탈리아 정부를 구성하는 반(反)기성 세력과 EU 당국이 이탈리아의 예산안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면서 2014년 2월 이후 최고치인 3.72%까지 솟았다.
지난달 이탈리아 연립 정부는 내년 재정적자 비율을 국내총생산(GDP)의 2.4%로 설정해 발표했다. 이전 정부 목표치의 세 배다. 이탈리아는 이미 많은 부채를 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런 목표치는 투자자들을 불안케 하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국가 부채에 취약하다. 이들이 떠안고 있는 유로화 표시 이탈리아 국채 규모는 약 3750억유로다. 전체 보유 자산의 약 10%다. 금리가 급등하면 보유 채권의 가치는 떨어지고, 자본 수준은 잠식된다. 이에 최근 수개월간 이탈리아 은행 주가는 급락했으며 주요 이탈리아 은행채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상승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현지 트레이더들은 지난 수년간 ECB가 진행한 초완화 통화정책 덕분에 유동성이 풍부해져 자국 은행간 시장은 어떠한 긴장 상황에도 보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은행들이 고객들의 예금 이탈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징후도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탈리아 은행의 예금 규모는 2조3900억유로로 지난 6월 2조4100억유로에서 소폭 줄었다. 6월은 새 연립정부가 들어섰던 때다. 최근 수개월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 겸 부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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