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카드, 필기시험 부활 및 외부 면접관…우리, 전 과정 외주
"채용절차 공정성 높이기"…은행권 채용비리 논란 여파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시중은행에 이어 신용카드사도 올 하반기 채용절차 일부를 외부 전문업체에 맡긴다. 올 상반기 채용비리 논란에 휩싸인 금융권이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채용절차에 변화를 주는 흐름에 카드사도 동참하는 거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 KB국민, 하나 등 현재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일부 카드사들이 채용절차 일부를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했다. 이들은 필기시험을 재개하거나, 외부 면접관을 들이기로 하는 등 외주화 비중을 크게 확대하는 모습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우리카드는 올 하반기 채용 전 과정을 외부 전문업체에 맡겼다. 기존 채용절차인 '서류전형→면접(1·2차)' 단계 사이에 필기시험을 추가했고, 1~2차 면접에는 면접관 일부를 외부인사로 구성하기로 했다.
KB국민카드는 필기시험을 부활시켰고, 최종 면접에서 면접관 약 4분의1을 외부인사로 배치할 예정이다. 또 3년 전부터 외주를 준 서류전형에 이어 이번에는 필기시험도 외부 전문업체에 맡긴다. 하나카드는 필기시험에 이어 이번부터 서류전형을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한다.
하반기 채용을 앞둔 신한카드도 필기시험을 부활시키고, 이를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서류전형은 이전부터 외부 전문회사에 맡겨왔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외주화 비중 확대에 나선 것은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회사에 채용절차 일부를 위탁했다"며 "올 상반기 금융권 채용절차를 두고 일었던 불공정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금융권은 '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으로 떠들썩했다. 금융감독원이 작년 국정감사에서 채용비리 의혹을 받은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전 은행에 검사를 실시한 것. 이 과정에서 신한, 국민 등 일부 은행에서 채용비리 의심사례가 적발되자 검찰 수사도 의뢰했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지난 6월 자구책으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안'을 마련했다. 금감원장은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2금융권에도 '채용절차 모범규준' 마련을 권고했다. 이에 여신금융협회는 지난달 모범규준을 확정, 시행했다.
여신금융협회 채용절차 모범규준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는 지원자의 역량과 무관한 요소(성별, 연령, 출신학교) 등으로 채용에 차별하면 안 된다. 임직원추천제는 폐지해야 하고, 채용과정에서 외부 전문가나 전문기관을 참여시킬 수 있다. 필기시험은 선택사항이다.
한편 우리카드는 이번 하반기 채용에서 50명(일반·디지털)을 채용할 예정이고, KB국민카드 30명(일반·IT), 하나카드 15~20명(영업·경영관리 등)을 채용할 계획이다. 현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BC카드의 채용인원 수는 미정이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