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현대오일·에쓰오일 잇따라 NCC 투자 발표
에틸렌 공급 과잉 우려속 SK이노베이션 증설 여부 관심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정유사들이 앞다퉈 에틸렌 생산설비(NCC) 투자에 나섰다. 기존 원유 정제만으론 미래가 불투명하단 판단 때문이다. 국내 정유4사중 현재 유일하게 NCC를 보유중인 SK이노베이션도 이같은 NCC 신증설 투자 발표에 동참할지가 정유업계 관심사다.
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GS칼텍스가 2조 원을 투자해 에틸렌 7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짓기로 한 것을 시작으로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도 잇따라 NCC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5월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2021년까지 에틸렌 75만톤 생산체제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2일 에쓰오일은 오는 2023년까지 5조원을 투입해 온산공장에 연간 에틸렌 150만톤을 생산하는 스팀크래커(NCC의 일종)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짓기 위해 타당성 검토를 수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기존에는 LG화학이나 롯데케미칼 같은 화학회사들의 사업 영역이었다. 정유사들은 그동안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석유화학회사에 팔았으나, 이제는 정유사가 직접 나프타를 활용해 에틸렌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의 화학제품 수요 증가로 향후 에틸렌 업황 호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현재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국내 정유사들의 에틸렌 생산설비가 갖춰지는 2022년 이후에는 공급 과잉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NCC는 현재 2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2022년 이후에는 국내 증설 영향으로 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수 석유화학 공단 모습 [사진=롯데케미칼] |
이같은 향후 에틸렌 공급 과잉 우려속 현재 SK종합화학을 통해 에틸렌 86만톤을 생산중인 SK이노베이션의 향후 에틸렌설비 신증설 여부가 정유화학업계의 관심거리다. 정유사중 유일하게 1970년대부터 NCC를 보유, 운영 노하우나 업력에서 SK이노베이션이 최선두 업체이기 때문이다. SK는 또 지난 2013년부터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시노펙과의 합작사인 중한석화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 에틸렌을 생산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NCC외에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투자하고 있어 추가 투자 여력이 있겠느냔 분석도 나온다. SK는 최근에도 중국에 8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국내외 NCC 설비 투자확대 여부는 시장 상황에 맞게 늘 검토하고 있다"면서 "국내 정유사중 선제적으로 NCC에 투자해왔고, 향후에도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확장을 지속 모색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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