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추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보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는 2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사전 로이터폴에서 전문가들은 적어도 2명의 정책위원이 금리인상에 반대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예상 외로 만장일치 결론이 내려진 것.
영란은행은 브렉시트를 앞두고 영국 경제성장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요인에 의한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향후 수년 간 인플레이션이 안정목표치인 2%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점진적이고 제한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영란은행은 2년 후 영국 인플레이션이 2.09%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영란은행의 차기 금리인상이 2019년 말이나 2020년 초에나 이뤄져, 2020년 말에 겨우 1.1%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브렉시트 시점까지 8개월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영국과 EU 간 협상도 지지부진할뿐더러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내에서도 의견 합일이 이뤄지지 않아, 브렉시트 후 영국과 EU간 무역관계가 어떻게 형성될지 아직도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영국 경제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 영란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월에 제시한 1.4%로 유지했다. 다만 내년 전망치는 1.7%에서 1.8%로 상향 수정했다.
임금상승률은 올해 2.5%, 내년 3.25%로 전망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영란은행의 진단에 반박하며, 지금 금리를 인상하면 브렉시트 후에도 EU와의 무역협정이 부재한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영란은행이 다시 금리를 내리는 ‘유턴’을 해야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노딜’ 브렉시트 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무역전쟁 가능성을 들며 영란은행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런던 로이터=뉴스핌] 김민정 기자 =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영란은행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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