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독일의 극우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포르사(Forsa)가 새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지난 5~11일 독일 국민 2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AfD는 지지율 26%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집권 여당인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은 24%로 2위에 그쳤고, 기민당과 연정을 이루고 있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은 13%에 그쳤다.
![]() |
[키이우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왼쪽부터) 독일 총리가 지난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5.05.10. ihjang67@newspim.com |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에 대한 독일 국민들의 지지도가 전임자들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인프라테스트 디맙(Infratest Dimap)이 ARD TV 의뢰로 지난 9~10일 1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메르츠 총리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32%에 그쳤다.
취임 100일을 맞는 시점에서 기민당 소속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기록했던 74%, 사민당 소속의 올라프 숄츠 전 총리의 56%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포르사 여론조사에서도 메르츠의 국정 운영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67%에 달했다.
로이터 통신은 "메르츠 총리는 전임자인 사민당의 숄츠 전 총리보다 국제 무대에서 더 확실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연합전선 형성을 위해 유럽 국가들을 규합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 문제에서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으로 보수 진영으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헌법재판소 판사직에 사민당 후보를 임명하는 데 실패하는 등 보수와 진보 양측으로부터 모두 신뢰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보수 진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중 하나로 지켜왔으며 메르츠 총리 자신도 "독일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도덕적 의무를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메르츠 총리의 결정은 독일의 역사적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평가됐다.
당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독일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 결정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양국 간) 최대의 단절"이라고 평가했다.
국방과 인프라 분야에 최대 1조 유로(약 1600조원) 규모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 위해 재정준칙을 바꾸고 헌법을 개정한 것도 보수 진영의 눈엔 탐탁치 않은 일로 평가됐다고 한다.
한편 AfD는 지난 2월 실시된 총선에서 20.2%의 득표율로 원내 제2당에 올라 깜짝 선전을 거둔 이후에도 독일 국민들의 지지율을 계속 높이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독일 좌파 활동가 크리스토프 바우츠는 소셜미디어에 "극우가 이민과 경제 정책을 기반으로 지지율에서 보수를 앞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의 다음 주요 선거는 내년 3월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州)에서 실시되는 지방선거"라며 "내년에만 이를 포함해서 독일 전체 16개 주 중 5개 주에서 선거가 실시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