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독일이 러시아의 포로’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난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구소련이 통제하던 동독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독일은 이제 독립적으로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는 국가라고 응수했다.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독일이 추진하고 있는 발틱해 송유·가스관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독일이 방위비 증액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후 역시 브뤼셀에 도착한 메르켈 총리는 “구소련이 통제하던 동독에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내가 직접 경험했다”고 맞받아쳤다.
메르켈 총리는 “오늘날 독일연방공화국이 자유라는 기치 하에 통일돼 매우 기쁘다. 동서독이 통일됐기 때문에 우리는 독립적인 정책을 행사할 수 있고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는 독일 국민, 특히 구동독 주민에게 매우 좋은 일”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나토 방위비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에 독일은 나토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나토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많은 군사를 기여하고 있고, 국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나토에 기여하고 있으며, 지금 이 순간까지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미국의 국익도 수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29개 나토 회원국 중 방위비로 GDP의 2%를 내놓고 있는 회원국은 미국·영국·그리스·에스토니아·폴란드 5개국 뿐이다. 독일은 2025년까지 방위비를 2015년의 1.1%에서 1.5%로 증액하기로 약속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11일(현지시간) 이틀 간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1일 나토 본부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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