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벨기에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한 회원국에 대한 침략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한다는 NATO규약 제5조항을 강조하며 동맹국들에 방위비 분담금 증가를 요구할 거라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 회의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여서, NATO 회원국들 사이에서 혼란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 행정부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이같이 알리며 트럼프의 반응은 NATO 동맹국 지도자들과 대면하는 11일 "오전이 어떻게 지나가냐에 따라" 달라질 거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10일 밤에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했다. 관리에 따르면 그는 브뤼셀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어떻게 하면 동맹국들이 더 많은 분담금을 낼 지에 대한 방안을 보좌관들과 장시간 논의했다.
브뤼셀에 도착하자마자 트럼프는 "NATO로부터 방어받길 원하는 많은 나라들은 2%라는 (낮은 수준의) 합의된 방위금을 지불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년간 연체됐다. 그들은 미국에 배상할 것인가?"라고 트윗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은 NATO 회원국들이 지난 2014년 회의에서 합의한 방위금 분담 기준이다.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합의된 수준의 방위금을 내야 하지만 NATO 외교관들에 따르면 28개국 중 미국을 제외한 3분의 2 정도만 기준을 지키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GDP의 3.57% 정도를 기여했다.
미국은 NATO규약 제5조항을 언급하며 동맹국들에 분담금 증가를 요구할 예정이지만 이 이상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갈 거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아주 많은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다. 다른 나라들은 더 많은 분담금을 지불해야 하는 더 큰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원 내에서도 NATO 분담금 문제는 대두되고 있는데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NATO 탈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가 NATO에서 탈퇴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지 않다며 트럼프가 회의 후 핀란드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과 만나는 것은 "전혀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NATO 정상회의 후 트럼프는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와 만나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를 논의하고 난 뒤 오는 16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푸틴 대통령과 독대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미러 정상회담을 '역설적'이라고 표현하며 NATO 회원국들 사이에서 혼란을 예상했다. NATO는 1949년 소련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설립됐는데 트럼프가 불과 일주일도 안 돼 "적국"과 만나려는 행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자리할 거란 해석이다.
트럼프는 브뤼셀로 떠나기 전 워싱턴DC에서 기자들에 "나에게는 어떻게 보면 혼란에 빠진 NATO, 영국과 푸틴이 있다. 솔직히 말해서 푸틴이 이들 중 가장 쉽다. 누가 그럴거라 생각이나 했겠나?"라고 말해 NATO 회원국들에 대한 트럼프의 압박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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