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주말과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연휴를 앞두고 뉴욕증시가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합의안을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증시에 압박을 가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취소한 전날 발언을 번복, 논의를 재개할 뜻을 밝힌 가운데 투자자들은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동향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25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58.67포인트(0.24%) 하락한 2만4753.09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도 6.43포인트(0.24%) 내린 2721.33을 나타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9.42포인트(0.13%) 소폭 오르며 7433.85에 마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 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언급, 또 한 차례 세간의 관심을 끌었지만 전날 취소 결정에 비해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예측 불가능한 그의 행보를 둘러싼 비판을 차치하고 회담 논의가 재개된 만큼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한 리스크가 차단됐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날 뉴욕증시에 강한 상승 탄력을 제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비핵화 협상 타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국제 유가의 급락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내달 정기 총회에서 산유량을 하루 100만배럴 가량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의 강한 상승 기류에 제동이 걸렸다.
올들어 13% 랠리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 급락하며 배럴당 67.88달러에 마감했다.
4월 이후 9%를 웃도는 상승 탄력을 보인 에너지 섹터 역시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엑손 모빌이 2% 가량 떨어졌고, 셰브런도 3% 이상 밀렸다.
헌팅턴 프라이빗 뱅크의 존 아우구스틴 최고투자책임자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사우디의 산유량 확대 움직임이 에너지 섹터를 중심으로 이날 주가를 압박했다”며 “하지만 증시 전반적으로 볼 때 휘발유 가격 하락이 휴가철 여행 수요를 진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면서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상황과 관련, 그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작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연휴 사이 투자 심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라는 지적이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4월 내구재 주문이 1.7% 감소해 제조 경기의 둔화를 반영했고,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5월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98을 기록해 전월 98.8에서 하락했다.
이 밖에 종목별로 신발 유통업체인 풋 록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호조에 20% 폭등했고, 레스토랑 업체 노우스 키친은 1분기 적자 폭이 커졌다는 소식에 40% 가량 폭락했다.
의류 업체 갭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악재로 14% 가파르게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