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가 찾은 중국 휴향지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정삼회담을 가진 중국 다롄(大連)시 휴양 섬 방추이다오(棒槌島)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5월 7~8일 다렌을 전격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 25일 베이징에 이어 40일만에 다렌의 방추이다오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중국과 북한 매체들은 북미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만나 나란히 방추이다오의 해변가를 산책하는 영상을 내보내면서 북중간 긴밀한 공조를 과시했다. 방추이다오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다렌의 유명 휴양섬으로 오래전부터 김일성 덩샤오핑 등 북중 최고위지도자들의 단골 회담 장소로 이용돼 온 곳이다.
다롄의 휴양지 방추이다오(棒槌島) 해안가를 거닐고 있는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사 뉴스핌] |
다롄시 육지로부터 동쪽으로 500m 떨어진 방추이다오는 세로 410m 가로 120m 높이 53m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자연경관이 빼어나 국가 지도자들의 휴양지로 각광 받아 왔다. 3면이 산 1면이 바다로 구성돼 있으며, 섬 남쪽으로 부드럽고 하얀 모래사장이 평평히 펼쳐져 있다.
아름다운 절벽과 기암괴석 화초들이 어우러져 있으며 기다란 섬 모양이 빨랫방망이를 닮아 방추이(방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물이 맑아 해삼 바다게 등이 서식하며, 조개찜 해삼요리 대하구이 생선전병 등 미식(美食)으로도 유명하다.
방추이다오는 섬이 작아 주민이 살지 않는 무인도였지만, 휴양객이 늘어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금은 국가공인 AAAA급 관광지로 지정돼 관광지역에 들어가기 위해선 20위안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1951년엔 당국의 주도하에 영빈관을 세웠고 1959년 모두 11개의 별장으로 구성된 둥산호텔(東山賓館)을 설립했다. 1965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해 해안 도로를 정비하고 골프장을 세웠다. 1977년엔 호텔 이름을 지금의 방추이다오호텔로 변경했다.
마오쩌둥이 쓴 '방추이다오'가 새겨진 방추이다오호텔 표시석 <사진=바이두> |
방추이다오는 ▲저우언라이 ▲주더 ▲덩샤오핑 ▲장쩌민 등 거의 모든 중국 유명 지도자들은 찾아 휴가를 즐긴 최고의 관광 명소로 꼽힌다. 다만 마오쩌둥은 2차례나 방추이다오 방문 계획을 세워놓고도 그때마다 사정이 생겨 결국 생전에 찾지 못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다롄시 관계자가 방추이다오 호텔을 설립하면서 상부에 건의해 마오쩌둥이 예전에 친필로 쓴 ‘방추이다오’를 호텔 앞 표시석에 새겼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문으로 방추이다오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가 모두 찾은 휴양지라는 명성도 얻게 됐다. 지난 1983년 9월 김일성은 덩샤오핑과 방추이다오 호텔에서 회담을 갖고 공연을 관람하며 북중 우호관계를 과시했다. 김정일 역시 다롄을 시찰하면서 방추이다오를 함께 들렀다. 또한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 역시 살해당하기 전까지 수 차례 방추이다오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1983년 방추이다오에서 만난 덩샤오핑(왼쪽)과 김일성(오른쪽) <사진=바이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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