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2차방북 계기 의제·해법 공감대 확인한듯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역사적인 담판'으로 불리는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임박했다. 시기와 장소는 확정됐고 양측의 공동 발표만 남겨둔 상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두번째 방북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회담 의제도 확정됨에 따라 '비핵화-체제보장' 빅딜 가능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두번째 방북은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둘러싸고 불거졌던 불확실성을 확실히 제거했다.
우선 북미정상회담 개최의 전제조건으로 여겨졌던 북한 억류 미국인의 석방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에 억류돼왔던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씨는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10일(현지시간) 새벽 2시에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직접 나가서 맞겠다"고 할만큼 크게 반겼고 백악관의 성명을 통해 김 위원장에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언급대로 이번 석방은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취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억류 미국인 석방'을 선사하며 북미정상회담 성공에 거는 기대와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판문점 개최 배제와 함께 '3일내 발표'를 장담했다.
사실 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는 포장지에 불과하다. 핵심은 의제 확정이다. 북미정상회담은 그 민감한 성격 상 사전에 양 정상이 다룰 의제와 그에 대한 답안지를 대체로 확정하지 않으면 열리기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로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기로 했다는 발표는 이미 물밑 조율도 마무리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미정상회담을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는 김 위원장을 통해 북한의 확고한 비핵화 약속과 실천 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반면 김 위원장으로선 북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북한 체제 안정 보장과 경제 발전의 돌파구를 얻어야한다. 양측의 빅딜이 절실한 사항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보상은 없다고 말해왔다. 또 최근엔 북한의 비핵화 방식을 두고도 양측은 이견을 노출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 비핵화의 목표를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를 의미하는 'PVID'로 한단계 높였다. 이는 대상도 핵 무기 뿐아니라 생화학무기까지 포함한다. 이와함께 북한의 '선(先) 핵 포기'와 일괄타결 방식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맞서 김 위원장은 지난 7~8일간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비핵화를 강조했다.
외관상 미국과 북한 정부의 해법은 접점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으로 돌아오는 중 기착한 일본 요코타(橫田)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위원장과 장시간 좋은 대화를 가졌다는 점에서 좋은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의제로 올려놓으려고 하는 사안들에 대해, 그리고 성공적 회담을 위한 여건들을 확실히 갖추기 위해 어떤 식으로 조율해 나갈지에 대해 실질적으로 대화할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비핵화와 체제보장 문제에 대한 접점을 찾아졌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비핵화 문제 있어서 '일괄타결'과 '단계적 진행'이 얼마든지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우선 북한의 비핵화와 '적대행위 중단' 등을 함께 선언하고 약속한뒤 실무협상 추진 일정등에만 합의하면 '공존'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어떤 합의와 선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