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교수, 26일 오후 1시25분 서울지방경찰청 도착
변호인 "심평원 공문에 '주사 소분' 원칙으로 명기돼 있어"
[뉴스핌=김범준 기자·고홍주 수습기자]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사망사건' 관련해 주치의 조수진 교수가 오늘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됐다.
조 교수는 26일 오후 1시25분께 패딩점퍼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서울지방경찰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의 "감염관리 책임이 누구한테 있다고 생각하느냐" "말씀 좀 해달라"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광역수사대 의료사고전담조사팀 조사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조 교수는 신생아중환자실장(주치의)로서 병원 내에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균이 감염되는 것을 막지 못해 신상아 집단사망 원인을 제공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를 받는다.
신생아 사망사고는 지난해 12월16일 밤 사이 발생했다.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치료 받던 신생아 4명이 이날 오후 9시32분께부터 오후 10시53분께 사이 순차적으로 숨졌다.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주사제 용기에 들어있던 지질영양제 자체가 오염됐거나, 주사제 용기를 개봉해 주사에 연결하는 과정에서 균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부검결과를 내놓았다.
경찰은 지난 16일 조 교수를 피의자로 첫 소환했지만, 이날 조 교수는 암 진단서 등을 제출하고 인정신문(본인확인절차) 외 진술을 거부하고 귀가했다.
경찰은 지난 19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당직 간호사 2명을 소환하는 등 신생아 집단사망 사건 소환조사를 본격화했다.
이어 지난 23일 조 교수와 전공의 강모씨 등 8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휴대폰과 노트북 등을 확보, 26일 조 교수를 재소환했다.
경찰은 조 교수를 상대로 지질영양주사제 한 병을 신생아 5명에게 나눠주사한 점, 저온 보관 및 즉시 사용이 원칙인 주사제를 5~8시간 상온보관한 점 등에 대한 관리과실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에 의료기관인증평가원 관계자와 오후 1시에 감염관리실 관계자 각 1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다음 날인 27일에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1명과 간호사 1명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다. 내주에는 신생아 지질영양제를 제조한 간호사 2명과 이들을 관리한 수간호사를 소환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조 교수 재소환에 동행한 변호인은 "주사 소분(小分)이 쟁점인데, 보건복지부에서는 (분할)하지 말라고 했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공문을 보면 바이알 주사는 소분해서 나눠주는 게 원칙이라고 명기돼 있다"면서 "심평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망 원인으로 지목된 싱크대는 사건 당일 경찰이 (싱크대에) 주사제를 버려 오염을 시켰다"면서 "오염된 약제를 버려서 개수대가 오염됐는지, 아니면 개수대가 오염돼서 (오염물질이) 올라온 것인지 선후관계 구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