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I펀드도 투자…국민연금, 사회적 책임 의지 의심스러워"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 살균제 등 사회적으로 물의을 일으킨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금 운용시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원칙을 고려해야 하는 사회책임투자펀드(SRI펀드)조차 가습기 살균제 기업에 약 680억원을 투자했다. 국민연금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란 지적이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권미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옥시와 GS리테일 등을 포함해 가습기 살균제 연관 기업과 일본 전범기업인 미쓰비씨중공업 등에 국민연금이 투자한 금액은 3조5458억원이다. 2015년(1조5041억원)과 비교하면 약 2조원 넘게 늘었다.
국민연금은 2015년과 비교해 AK홀딩스와 GS리테일에 투자한 금액을 줄였을 뿐 나머지 기업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늘렸다.
편입 종목을 결정할 때 친환경 경영이나 사회 환원 등 윤리적 요인까지 따져야 할 SRI펀드도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권미혁 의원에 따르면 해당 기업에 투자된 SRI펀드 금액은 2015년 677억원에서 지난 3월 687억원으로 증가했다. SRI펀드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자료=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실> |
문제는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에서 소극적으로 나서며 해당 기업의 '거수기 주주'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이 해당 기업을 대상으로 행사한 의결권 내역에 따르면 안건 찬성비율이 3년 평균 91.2%다. 3년 동안 66건 중 단 6건에만 반대표를 던졌다.
권미혁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기업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적했음에도 국민연금은 사회적 책임을 거부했다"며 "더군다나 사회책임을 선도하는 기업에 우선 투자해야할 SRI펀드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투자했다는 것은 국민연금의 의식에 심각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