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협정 파기 대신 이행 불인정을 택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상승 흐름을 재개했다.
소비 심리와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 지표가 훈풍을 내면서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고, 은행권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0.71포인트(0.13%) 오른 2만2871.7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24포인트(0.09%) 상승한 2553.17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4.29포인트(0.22%) 오르며 6605.80을 나타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이란의 핵 합의 준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핵 합의 폐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자세에서 한 발 물러선 셈이다.
미국 의회가 앞으로 60일에 걸쳐 2015년 핵 합의에 따라 유보했던 이란 제재를 부과할 것인지 검토하는 과정이 남아 있지만 일단 투자자들은 이란과 과격한 대치 국면에 대한 우려에서 한 시름 놓은 표정이다.
은행주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공개했고, 경제 지표 역시 호조를 이뤘다.
9월 소매 판매가 1.6% 증가해 2년 6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민간 소비는 미국 경제의 약7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는 증시에 커다란 호재로 꼽힌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 잠정치도 101.1을 기록해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0.5% 상승해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 동시에 8개월래 최대 상승을 기록했지만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0.6%에는 못 미쳤다.
허리케인의 충격에도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기대만큼 오르지 못하자 장 초반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어닝 시즌의 출발이 순조로운 데다 경제 지표 역시 강한 펀더멘털을 확인시켜 준 데 따라 주가는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슈왑 센터의 랜디 프레드릭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식을 팔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거래 규모가 바닥권이지만 지수는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운 가운데 이날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10 아래로 떨어졌다.
브린 무어 트러스트의 어니 세실리아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기업 이익이 3분기 연속 늘어났고, 3분기 매출액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성 향상이 추세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실적 호조에 기대 2% 가량 뛰었고, 웰스 파고는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3% 이상 급락했다.
넷플릭스는 골드만 삭스가 목표주가를 200달러에서 235달러로 높여 잡았다는 소식이 1% 가량 상승, 사상 처음으로 200달러 선을 밟았다.
몬산토는 바이엘이 농산물 사업 부문을 바스프에 70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2%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 밖에 애플은 퀄컴이 중국 베이징지식재산권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낸 가운데 0.6% 가량 상승했고, 퀄컴 주가는 0.4% 가량 내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