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페이팔 애플 등 주요 업체들 '행동' 나서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주말 미국 버지니아주의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 폭행을 포함해 극단주의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데는 IT 업체들의 역할이 컸다.
모임을 알리고 조직하는 데 페이스북이 동원됐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데는 페이팔의 서비스가 큰 도움이 됐다. 에어비앤비는 숙박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답을 제공했고, 우버는 이동의 수단을 제공했다.
유혈 폭행 사태가 벌어진 샬러츠빌 <출처=블룸버그>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샬러츠빌 양비론’으로 인해 유혈 폭행에 대한 논란이 더욱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IT 기업들이 행동에 나섰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서비스를 차단하기로 한 것. 마틴 슐츠 독일 사회민주당 당수를 포함한 전세계 지도자들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는 등 사태가 크게 번진 가운데 기업들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은 미국 IT 기업들이 혐오 단체들에게 서비스를 차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서비스 이용자들의 행동 수칙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는 움직임이다. 소셜 미디어 업체들이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 파일이나 글을 단속하는 문제와 수 년간 씨름을 벌인 가운데 샬러츠빌 사태를 계기로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는 운전자들에게 인종주의자들을 태우지 않아도 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금융 결제 서비스 업체인 페이팔은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사이트와 거래를 차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업체인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 역시 혐오주의 그룹과 비즈니스 계약을 철회하기로 했다. 애플 역시 혐오주의 그룹의 애플 페이 서비스 이용을 차단했다.
페이스북은 혐오성 발언을 규제하는 정책을 위반한 8개 그룹의 페이지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는 ‘백인 민족주의자들이 뭉쳤다’라는 이름의 그룹이 포함됐다.
구글과 트위터 역시 이용자들의 준칙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불법적인 콘텐츠나 사회적 정서를 해치는 게시물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긍정적이다. 보스톤 컬리지의 제럴드 케인 정보시스템 교수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혐오 단체들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을 하는 것과 실제 행동으로 이를 보여주는 것은 전적으로 다른 문제”라며 “대다수의 기업들이 지난 10년간 의도적으로 회피했던 일이 마침내 행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인 장벽이 없지 않다. 자동화 시스템만으로는 혐오 단체와 극단주의자들을 정확히 선별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을 포함한 업체들은 서비스를 차단해야 할 이용자들을 선별하기 위한 인력을 확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