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중기특화 전용리그 확대 건의…당국·정책금융기관 '신중 모드'
산은, VC 펀드 중기특화 부문 개설…IBK·코리아에셋證 참여
[뉴스핌=우수연 기자]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시행 1년. 금융당국이 제도 활성화 방안을 두고 고민중인 가운데 추가 대책이 어떻게 나올 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6월중 중기특화 증권사의 지난 1년간 성적을 평가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해 중기특화 증권사 강화 추가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작년 4월 금융위는 중소·벤처기업의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확대하고 맞춤형 IB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 6곳을 선정했다. 최종적으로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KTB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이 지정됐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선정된 KTB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5개사의 1년간 실적을 취합해 내달 중간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평가는 중소벤처기업 관련 IPO·유상증자·채권 주관 실적과 M&A 자문, 투자펀드 운용, 크라우드펀딩 중개 실적 등을 고려해 다양한 부문에서 이뤄진다.
이와관련, 관련업계에선 중기특화 IB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보다는 추가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업계서 가장 바라는 인센티브는 정책금융기관의 출자 펀드 위탁 운용사 선정과정에서 가산점이나 혜택을 늘려주는 것. 복수의 중기특화 업무 담당자들은 "정책금융 펀드 위탁운용에서 중기특화 전용리그가 속속 개설되고 있지만 이제 시작하는 수준"이라며 "중기특화 증권사만 입찰 가능한 전용 리그가 더욱 확대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금투협을 통해 당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당초 당국은 중기특화증권사의 정책금융펀드 위탁 운용 선정에 각종 가산점을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업계서 느끼는 인센티브는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가산점을 부여받아 정책금융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중기특화 증권사들은 출자 펀드 금액의 일정 부분을 중기특화 증권사에 할당해 입찰에 부치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달라는 입장이다.
사실 산업은행 등 일부 정책금융기관은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중기특화 증권사의 몫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성장금융은 '성장전략 M&A펀드' 운용사 선정에서 처음으로 중기특화 증권사 전용 리그를 신설했다. 350억원 이내의 자금을 운용하는 중기특화증권사로는 키움증권이 최종 선정됐다.
최근 산업은행도 이 같은 행보에 동참했다. 지난주 입찰 마감한 '2017년 PE·VC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서 벤처캐피탈(VC)펀드 소형운용사 부문의 2개사중 1개사를 중기특화 증권사만 입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엔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증권 등 2개사가 참여했다. 기존의 VC펀드(소형사 부문) 경쟁률은 7:1이었지만 중기특화증권사의 경우 2:1로 유리했다.
다만 정책금융기관과 금융당국은 추가적인 '중기특화 전용 리그'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전용리그가 중기특화 증권사 차원에선 지원 정책일 수도 있지만, 무분별한 확대는 '특혜'로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업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정책금융기관과 논의중"이라며 "다만 이는 금융당국에서 강요할 사항이 아니며, 정책금융기관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산업은행 간접투자금융실 관계자도 "산은이 정책금융기관이긴 하나 (일부 중기특화증권사에만 특혜를 늘릴 경우) 여러 공정성 이슈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 협의를 거쳐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