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소송 휘말려 페이스북 이미지 실추
[뉴스핌=김성수 기자] 페이스북 자회사이자 가상현실(VR) 헤드셋 업계를 선도하는 '오큘러스'의 팔머 럭키(Palmer Luckey, 25세) 공동 설립자가 회사를 떠난다.
30일(현지시각)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 등 외신은 팔머 럭키가 페이스북을 사임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팔머의 사임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팔머 럭키 <사진=블룸버그> |
팔머가 사임한 계기는 그가 수차례의 소송과 작년 대선 캠페인에서의 논란으로 페이스북 이미지에 타격을 준 데서 비롯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팔머는 작년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며 상대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조롱하는 '님블 아메리카(Nimble America)' 사이트에 후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며, 이를 사과한 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에 앞서 그는 제니맥스 미디어(ZeniMax Media)와 소송에도 휘말린 바 있다. 게임회사 제니맥스 미디어는 2014년 오큘러스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월 미국 법원은 오큘러스에 대한 일부 혐의를 인정하면서 오큘러스가 비공개 계약 위반 2억달러(약 2230억원), 저작권 침해 5000만달러(약 560억원)를 각각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팔머 럭키 역시 허위 사실로 5000만달러를 지불하라는 평결을 받았다.
2015년에는 하와이의 토탈 리콜 테크놀로지가 계약 위반 및 사기 혐의로 럭키를 제소하겠다고 밝혔었다. 회사 측은 지난 2011년에 VR 헤드셋 시제품 제작을 위해 팔머 럭키를 고용했고 비밀유지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럭키가 당시 습득한 정보를 킥 스타터에서 모금 캠페인을 하면서 활용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건 것이다.
페이스북은 회사 내 이미지 관리팀을 따로 운영할 정도로 기업과 주요 임원의 이미지 관리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터라, 팔머의 행보를 수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1992년생인 팔머는 스무살에 가상현실(VR)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인물이다. 그는 20세가 되던 지난 2012년에 세계적인 가상현실 헤드셋 제조업체 오큘러스 VR을 창업했다. 이어 오큘러스가 페이스북에 인수되면서 그는 단번에 7억달러(약 7800억원) 이상의 자산을 소유한 청년 갑부가 됐다. 지난 2016년 포브스의 미국 40세 이하 최고 갑부 기업가 순위 22위에 올랐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