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캠퍼스 서울 거점 해외 진출 프로그램 신설
페이스북, 게임 개발사 맞춤형 지원 프로젝트 강화
탄핵 정국 탓 국내 기업 주도 사업은 위축, 재정비 시급
[뉴스핌=정광연 기자]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국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나섰다. 글로벌 스타트업 네트워크의 한 축으로 한국을 낙점하고 유망 기업을 사전에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해외 진출 기회 증가라는 측면에서 업계 반응은 긍정적이다.
22일 관련 업계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국내 스타트업 투자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구글은 지난 2015년 5월, 전 세계에서 3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개소한 ‘캠퍼스 서울’을 거점으로 국내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한다.
세부적으로는 올해부터 글로벌 진출을 돕는 ‘캠퍼스 입주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작한다. 또한 기업 운영 실무 교육 중심의 ‘캠퍼스 스타트업 스쿨’과 ‘캠퍼스 엑스퍼트 서밋’도 추가한다. 해외 스타트업 교류 프로그램인 ‘캠퍼스 익스체인지’와 기혼여성 창업자를 위한 ‘엄마를 위한 캠퍼스’도 눈에 띈다.
캠퍼스 서울 설립 이후 총 170억원을 투자한 구글은 올해는 더욱 공격적인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한국을 글로벌 스타트업 네트워크의 한 축으로 삼고 과감한 지원과 투자로 구글만의 인프라를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구글 ‘캠퍼스 서울’ 전경. 구글은 2015년 5월 개소한 캠퍼스 서울을 거점으로 올해 국내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진=구글 코리아> |
임정민 캠퍼스 서울 총괄이 “올해는 개별 스타트업별로 맞춤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플랫폼, 기술, 마케팅 전략 등을 교육,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점 역시 이런 전략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은 게임 스타트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21일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성장 및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위한 ‘페이스북 레벨업 서울’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2015년 이후 2년만이다.
페이스북의 강점은 방대한 고객층이다. 가입자 18억명 중 6억명 이상이 페이스북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특성상 웹게임에 국한되지만 홍보 효과를 감안하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국내 게임사의 글로벌 진출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자체 게임 서비스 재개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페이스북은 정부의 사전검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지난 2014년 8월 이후 국내 게임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올해부터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에 한해 민간 업체 심의가 가능해짐에 따라 하반기 게임 서비스 재개를 검토중이다. 향후 국내 게임사와의 협력이 불가피한만큼 지원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역량있는 기업을 선점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스타트업 지원 강화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해외 진출 기회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 주도 프로젝트의 경우 최순실 게이트 이후 위축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종갑 본투글로벌센터장은 “해외 진출 기회가 늘어날수록 국내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의 지원 강화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융합 제조업 등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지원이 요구되는데 이 부분이 위축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