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권자 집회 결과가 P-플랜 가동 좌우
[뉴스핌=송주오 기자] 국민연금이 대우조선해양 회사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금융당국은 채무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프리패키지드 플랜(Pre packaged-plan)을 가동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내달 17일이나 18일에 열릴 사채권자 집회 결과가 P-플랜 가동의 중요 요건이라는 얘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소송을 검토 중이다. 분식회계가 이뤄진 당시 발행한 회사채여서 공정한 가치가 매겨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390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대우조선을 상대로 회사채 관련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P-플랜 가동 요건이 아니다”며 “P-플랜은 사채권자 집회 결과가 부결될 시 즉시 가동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채권자 집회는 다음달 17일이나 18일에 열린다. 사채권자 집회에선 내달 21일 만기가 도래하는 4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6-1'을 비롯해 '4-2'(3000억원·7월 23일)와 '5-2'(2000억원·11월 29일) 등 5회차까지 만기연장 등 채무재조정안을 일괄처리 할 예정이다.
현재 회사채 절반 이상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과 우정사업본부가 대우조선 유동성 위기 해결의 '칼자루'를 쥐고 있다.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는 총 회사채 1조3500억원 중 절반인 7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만기를 연장하려면 관련 법에 따라 총 발행 채권액 3분의 1 이상을 쥔 사채권자들이 참석해야 한다. 또 참석 금액의 3분의 2 이상, 총 발행 채권액 3분의 1 이상 동의를 끌어내야 한다.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상환유예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P-플랜'이라 불리는 프리패키지드 플랜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결합한 복합형 구조조정제도로 법정관리의 일종이다. 통합도산법상 회생절차의 장점인 법원의 폭넓고 강제력 있는 채무조정 기능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워크아웃의 정점인 신속성 및 원활한 신규자금지원 기능을 결합했다.
채무조정 합의가 불발되면 대우조선은 채권단과 협의 후 법원에 P-플랜을 신청하고, 회생법원은 청산가치에 준하는 대규모 출자전환 등 폭넓은 채무조정을 추진한다.
하지만 P-플랜 역시 법정관리 일종인 만큼 시중은행, 사채권자 등 채권자들의 대규모 손실은 불가피하다. 또한 수주된 선박의 발주취소 사유에 해당돼 발주취소, 금융회사 선수금환급요청(RG콜) 등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P-플랜를 적용하게 되면 신규자금 투입 규모도 늘어나게 된다. 신규 자금 지원 규모는 3조5000억원 이상으로 자율협약 대비 6000억원 이상 추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