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기능·가격 맞춘 어린이 타겟 마케팅 주효
[뉴스핌=심지혜 기자]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은희(가명, 38)씨는 최근 아이에게 사줄 스마트폰을 고민하다 KT의 라인프렌즈 스마트폰을 구매하기로 했다. 20만원대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최소한의 필요 기능만 지원해 어린 자녀가 사용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김 씨는 "요즘엔 아이에게 휴대폰을 안 사줄 수가 없다"며 "캐릭터로 디자인 돼 있어 아이가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캐릭터 옷을 입은 외산폰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는 애플을 제외한 외산폰은 주목 받지 못했으나 어린이용 휴대폰에 대한 수요와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맞아 떨어지면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KT 라인프렌즈 스마트폰과 SKT 헬로키티폰. <사진=KT, SKT> |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은 각각 중국 ZTE와 일본 OLA와 손잡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캐릭터 폰을 선보였다.
KT가 먼저 지난달 24일 라인 캐릭터를 활용한 '라인프렌즈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제조는 중국 제조사 ZTE에서 했지만 내부 디자인 등은 KT가 참여해 모두 라인 캐릭터로 꾸몄다. 사양은 안드로이드 7.0 운영체제에 5인치 디스플레이, 카메라 전면 800만, 후면 500만 화소로 일반 중저가폰 수준에 맞췄다. 가격은 23만1000원이다.
KT 관계자는 "라인프렌즈 스마트폰은 어린이들 휴대폰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인터넷에서 먼저 선보인 SK텔레콤의 '헬로키티폰'의 경우 출시 일주일도 채 안돼 마감됐다.
지난해 일본 OLA가 자국 시장에서 먼저 선보인 휴대폰으로 SK텔레콤이 초등학생을 타겟으로 국내 시장에 들여오면서 일부 기능을 추가 개발했다. 0번 키패드를 길게 누르면 미리 지정한 6명에게 휴대폰 위치를 자동 발송하는 기능을 넣고 1등급 전자파흡수율 승인을 위해 안테나도 재설계했다. 가격은 18만5900원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며 "조만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통사들은 어린이 사용 패턴에 맞춰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캐릭터폰 판매에 힘을 싣고 있다.
KT에서 제공하는 어린이 전용 요금제는 'Y주니어'(12세 이하)로 월 1만9800원(부가세 포함)에 부모와의 통화는 무제한(KT 가입자일 경우)으로 제공하며 데이터 또한 기본 제공량을 다 소진해도 속도 제한으로 지속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Y주니어에 가입하면 10만2000원의 지원금이 제공된다.
SK텔레콤의 어린이 요금제는 기본료 1만1000원(부가세 포함) 내에서 음성과 메시지, 데이터를 조절해 사용할 수 있는 '팅주니어표준플러스'(12세 이하)다. 이를 이용하면 13만원의 단말기 지원금이 지급된다.
KT, SK텔레콤 관계자 모두 "캐릭터를 내세우는 전략이 외산폰이라는 선입견을 상쇄시킨 것 같다"며 "규모의 경제를 추구한 일반적인 휴대폰과 달리 대상에 맞춰 필요 기능과 가격을 맞춘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