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 1.9%...세월호참사 이후 최저
정치적 불확실성·보호무역주의·미 금리인상...하방리스크로 남아
[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8%에서 2.5%로 하향 조정한 배경에는 ‘민간소비 부진’이 있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민간소비가 좀더 둔화될 것으로 봤다”면서 “민간소비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보고 있다. 한은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거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 금리인상 속도 등이 가시화될 경우 민간소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2017년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2014년 1.7% 이후 최저치다. 당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소비를 줄였다. 그 이전에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과 2009년 각각 1.4%, 0.2% 증가가 최저 성장률이다.
한은은 민간소비 부진의 요인으로 소득여건 개선 미흡, 취업자 수 증가폭 축소 등을 꼽았다. 가계소득이 정체된 데다 취업증가 또한 둔화되고 있어 시민들이 소비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통계청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0% 대에 머무는 중이다. 사실상 소득이 오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유가상승도 민간소비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 50달러 중반대로 보고 있다. 이에 2017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1.8%로 비교적 높게 봤다.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인 1.0%에 비해 0.8%포인트 높은 수치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한다. 역시 민간소비 감소 요인이다.
한은은 여기에 더해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정치적 불확실성, 트럼프 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미국 금리인상을 추가적인 하향 리스크로 꼽았다. 한은은 동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등이 현재화될 경우 경제심리 및 실물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3일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를 통해서도 읽을 수 있다. 한은이 발표한 ‘2017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으로 금융위기를 겪고 있던 2009년 3월(75.0) 이후 가장 낮다.
문제는 이러한 민간소비의 부진이 음식숙박, 도소매 등의 서비스업과 자영업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제정책에 있어 중요한 과제로 소비심리 회복을 꼽으며 민간소비 증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