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이스라엘 '기대' 멕시코 냉소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의 20일(현지시각) 공식 취임에 각국 정상이 엇갈리는 반응과 입장을 내비쳤다.
러시아가 미국과 관계 개선에 강한 기대를 드러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일격을 맞은 멕시코는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취임 이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적잖게 우려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각국 정상들은 앞으로 직면해야 할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무거운 표정으로 취임식을 지켜봤다.
취임식에서 선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블룸버그> |
이날 폭스뉴스에 따르면 취임식에 참석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이른바 트럼프 시대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완전히 무너져 내린 미국과의 관계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을 계기로 재건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미국과 관계를 새롭게 다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몫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 불참했다. 또 크렘린궁 대변인에 따르면 그는 일정 상 취임식 방송을 시청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정세 변화가 뚜렷한 가운데 러시아 국민들의 상당수가 지역 방송을 통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취임 행사를 관심 있게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스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에 반색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내 친구 트럼프 대통령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이스라엘과 미국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동맹을 이루기 위해 당신과 친밀하게 함께 할 일들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공약, 이스라엘 측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앞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분쟁을 벌였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편에 선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영국의 독립당 대표 나이젤 패라지는 자신의 트윗을 통해 짤막하지만 강력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취임사를 지켜본 그는 트위터에서 “매우 강력한 연설! 그의 발언은 진심”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주도했던 패라지는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을 점쳐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영국 국민들이 EU 탈퇴를 선택한 것과 같이 기존 정권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불신과 반감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는 그의 전망은 정확히 맞아 떨어진 셈이다.
이와 달리 우려와 비판적인 목소리도 들렸다. 빈센테 폭스 멕시코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트럼프, 동맹을 말하는가? 위대함을 말하는가? 성공을 말하는가? 미국은 이미 위대하고 성공적이었다. 그리고는 당신이 등장했다”며 냉소적인 자세를 취했다.
이 밖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공식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굉장한 성공에 깊은 축의를 전한다”고 밝혔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들이 미국인들의 역사를 형성하고 전세계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고무시킨 영적, 도덕적 가치에 의해 인도받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