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7차례 변론…靑 관계자, 朴두둔·모순증언 등 내놔
靑 "대통령 공식지급 전화기만", 정호성 "대포폰 쓴다"
鄭 "최순실, 대외적으로 없는 인물" 비선 자인한 셈?
靑, 오후 2시50분 전원구조 오보 인지...鄭, 오후 2시 대면
[뉴스핌=이보람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박근혜 대통령 참모진들의 증언으로 각종 의혹을 둘러싼 청와대 등의 해명이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0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이달 초 시작된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공개변론은 현재까지 모두 7차례 열렸다.
그동안 헌재 법정에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장본인 최 씨를 비롯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 10여 명의 증인이 출석했다.
최 씨와 청와대 관계자들의 증언에는 대체로 공통점이 있었다. 법정에 나오지도 않는 당사자, 박 대통령을 두둔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어긋난 충심'으로는 박 대통령을 지킬 수 없었다. 오히려 청와대의 각종 해명이 거짓이라는 점을 드러냈을 뿐이다.
10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3차 공개 변론에서 오전 출석예정이었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불출석한 탓에 증인석이 비어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19일 열린 제6차 변론기일에는 정호성 전 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민간인 최 씨에게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비롯해 미 국무장관 접견자료 등 각종 기밀문서를 전달한 혐의로 재판 중이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대통령의 차명 휴대전화 이른바 '대포폰' 사용, 세월호 '전원구조 오보' 인지 시점 등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 차명전화로 통화한 적이 있다"며 그간 논란이 됐던 대통령의 대포폰 사용을 시인했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 2시경 '전원구조 오보' 사실을 대면보고했고 대통령께서 '자세히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들 증언은 청와대 입장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다. 지난해 11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씨 조카 장시호 씨가 6대의 대포폰을 개설, 그 중 하나는 대통령에게 줬고 대통령이 이를 사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청와대는 해당 내용이 보도되자 같은 날 곧바로 브리핑을 열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지급하는 전화기 외에 다른 전화기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심지어 "이같은 주장은 공작정치의 전형"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전원구조가 오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과 방법 역시 청와대는 오후 2시50분 김장수 실장의 유선보고였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정 전 비서관은 뿐만 아니라 "최 씨는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시절부터 도움을 받은, 대외적으로는 없는 인물"이라며 자신도 모르게 '비선실세'를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기까지 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운영과정에서 최 씨의 개입 정황에 대한 박 대통령 측 해명도 거짓이었다. 최 씨는 16일 제5차 공개변론에 출석해 미르재단과 관련, "미르재단 운영에 개입한 적이 없다"면서도 "정호성 전 비서관으로부터 대통령이 재단을 '잘 살펴보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답했다.
또 "이성한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을 해임하라고 건의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취지로 (청와대에) 보고가 올라간 것으로 안다"고 모순된 발언을 내놨다.
안종범 전 수석의 경우 박 대통령 지시로 SK에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미리 알려준 사실과 롯데의 재단 출연금 반환 지시 등을 인정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 측의 "기업의 재단 출연은 '대가성'이 없었다"는 주장을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편, 현재까지 탄핵심판 증인채택이 확정된 청와대 관계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폭로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체육계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인사 전횡 등을 행사한 김종 전 문체부 차관 등이다. 이들이 증인으로 출석하면 청와대의 또다른 거짓말들이 다시 한 번 탄로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