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국민기업, 뼈 세 번 네 번 깎겠다" 인식 전환 호소
[뉴스핌=조인영 기자] 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은 해운시장에서 머스크 주도의 치킨게임이 앞으로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충현 현대상선 CFO(최고재무책임자)가 31일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에서 열린 무보증사채 사채권자집회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8일 '조선·해운업 동반 회생을 위한 정책제안 대토론회'에 참석한 김 부사장은 전준수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석좌교수가 제안한 1만3000TEU급 고속 고효율 친환경 선박 20척 일시 건조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상태에선 머스크가 주도하는 치킨게임이 앞으로 2~3년간 지속될 것"이라며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다만 김 부사장은 "현대상선은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며 타이밍을 보겠다"고 덧붙였다.
2M 가입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선 "얼라이언스는 협력관계이면서도 동시에 경쟁자다. 치열한 게임"이라면서 "마감일(Due Date)이 돼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부사장은 무엇보다도 해운산업에 대한 냉정한 인식을 전환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한진해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선박을 엑스트라 오더로 투입했다. 화주들의 이익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운임이 적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화주와) 약속했고, 이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기 보다는 오히려 부담을 지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화주나 언론에선 현대상선이 욕심을 부리고 있다, 운임이 현대상선 때문에 올랐다고 했다. 이런 인식으론 화주 확보나 인식 전환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구조조정과 관련해 김 부사장은 "현대상선과 다른 해운사들이 외부 화주들에게 신용을 얻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 아니면 각각의 기관들 의견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사장은 "현대상선은 국민기업이다. 많은 과정과 노력을 통해 농협, 신협 등 기관들과 개인주주들의 협조를 얻어 부채를 탕감했고 이분들은 회사의 주주가 됐다"며 "특정 기업을 지원한다는 것은 없다. 가장 큰 대주주는 산은인데 14%이고, 나머지가 조금씩 갖고 있는 국민기업이다. 원가경쟁력 확보는 우리가 뼈를 세번, 네번 깎아 할 일이다. 맡겨주고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배가 300만TEU여도 경쟁력이 없다면 무너진다. 지금이라도 적절한 전략을 수행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