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포 고통의 상징"
[뉴스핌=이고은 기자]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구출된 5세 소년의 사진이 전 세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하얀 먼지와 피로 범벅된 채 울지 않는 소년의 이름은 옴란 다크니시.
19일 뉴욕타임즈(NYT)는 이 5세 소년의 이미지가 "알레포의 고통의 상징"이 됐다고 보도했다. NBC 방송은 앰뷸런스에 타고 있는 이 소년이 시리아의 공포 상황을 정확하게 포착했다고 말했다.
옴란 다크니시 <사진=유투브> |
화제가 된 영상은 다크니시가 엠뷸란스 안에 있는 오렌지색 의자에 앉아있을 때 찍힌 것이다. 소년은 충격을 받았는지 울지도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있다. 먼지와 피로 범벅인 얼굴을 한번 쓸어올렸을 뿐이다.
이 영상이 찍히기 전 다크니시는 시리아 알레포 동부 지역인 콰터지(Qaterji)에 위치한 자택에서 구출됐다. 시리아 정부, 혹은 러시아가 공습을 가해 그의 집을 먼지와 잔해로 만들어버린 후였다. 때는 한밤중이었다.
미국 타임지는 이 영상이 "반군이 장악한 북부 지역에 가해지는 시리아 정부및 러시아 공습의 즉각적인 후유증을 보여준다"면서, "이 지역은 지난 수년간 정부와 반군의 대립으로 인해 전쟁터가 됐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다크니시를 치료한 의사의 발언을 인용해 "소년이 현재 병원에서 퇴원했으나 울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크니시는 뇌 부상을 입지 않아 퇴원했다.
안나 버나드 뉴욕타임스 레바논 베이루트 지부장은 치료 후 먼지를 닦아내고 머리에 붕대를 두른 다크니시의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에서도 다크니시는 멍한 눈빛을 한 채로 울지 않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
이처럼 참혹한 비극을 겪은 어린 아이는 다크니시 뿐만이 아니다. NYT는 15세 이하의 다른 12명의 아이가 다크니시와 같은 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날 공습으로 8명이 사망했고, 그중 5명은 어린 아이였다고 보도했다.
다크니시의 부모와 형제자매는 잔해 속에서 생존해 구출됐다. 앰뷸런스 안에서 찍힌 또다른 사진 속에서는 다크니시의 누나 역시 똑같이 멍한 얼굴을 하고 의자에 앉아있다.
<사진=페이스북> |
이날 트위터에서는 소년의 이름에 해시태그를 단 #omrandaqneesh 라는 문구와 함께 각종 합성 사진이 올라왔다.
한 트위터 유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에 다크니시를 합성해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속에서 민간인이 희생당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다른 트위터 유저는 다크니시를 시리아 대표로 합성한 이미지를 올리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앉혀놓기도 했다.
<사진=트위터> |
<사진=트위터> |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