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달러, 상승 추세로 거의 굳어진 상황"..KP물 등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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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거주자의 달러 예금이 51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초로 500억달러를 넘어선 최대 규모다. 개인이 가입한 달러 예금도 68억1000만달러로 작년 말에 비해 5억8000만달러 늘었다. 달러 값은 지난해 11월 이후 하락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달러 값이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사고 있는 셈이다. 뉴스핌이 이같은 [달러 재테크]를 점검해본다.
[뉴스핌=김선엽 기자] #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한 A씨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채권(KP, 2019년 11월 1차 상환(first call date) 예정) 경과물 20만달러 어치를 지난달 증권사를 통해 매수했다. 수익률이 연 4%대로 원화채에 비해 좋은데다 발행회사의 신용도 역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재무위험도가 증가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그는 무난하게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하나 매력적인 것은 환차익이다. 달러화 강세로 인한 이익은 보너스다.
투자 고수들이 달러를 주목하고 있다. 일부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일부는 달러 강세를 기대한 베팅이다. 특히 A씨와 같이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부정적 평가를 역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금리가 높으면서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업이 발행한 달러채권에 주목하는 것이다.
고수들이 달러 자산에 주목하는 이유는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원화 자산에 포트폴리오를 집중해서는 도무지 기대한 수익이 나오지 않는데다 수익성만 보고 덜컥 신흥국에 베팅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반면, 미국은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 할 정도로 경기가 상대적으로 탄탄하다. G7 중에서도 으뜸이다. 일본 유럽 등이 추가적 통화 완화를 고려하는 것과 비교하면, 미국의 행보가 더욱 도드라진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보고서를 통해 "고용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반등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달러화가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다는 시장심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에 대해 HSBC는 "시장의 컨센서스와는 달리 현재 엔화 강세는 과도하다"고 지적하며 "일본은행(BOJ)의 추가 통화정책 완화 등으로 연말 115엔 선까지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팅 관점에서도 지금의 달러/원 환율은 들어가기에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올 2월에 달러/원 환율은 1240원에 육박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를 3~4회 인상할 것이란 글로벌 IB의 전망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3월 이후 1150원대로 내려왔다.
최근 다시 레벨이 소폭 올라오긴 했으나(5월 18일 종가 기준 1182.6원) 여전히 글로벌 IB의 전망치(2017년 1분기 14개사 평균 1223원)를 고려하면 40원 정도 '룸'이 남아 있다. 특히 중장기 관점에서 "결국 달러는 강해진다"는 신념을 가진 투자자라면, 괜찮은 시기라 할 수 있다.
아울러 1분기 원화 강세 요인으로 꼽히던 미국 재무부 환율 보고서도 나쁘지 않게 넘어갔다. 미국 재무부는 우리나라를 일본, 중국과 함께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의) 우리나라에 대한 권고 사항들을 보면, 예상 가능한 수준에 그치고 외환시장 개입도 비대칭성을 탈피한 것으로 추정하는 등 기존 보고서보다 완화됐다"며 "원화의 진행 방향에 대해서도 중국과 달리, 강조(밑줄) 표시 없이 비교역 부문으로의 자원 배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낮은 수준으로 권고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의 정치적 환경도 중기적 관점에서 달러/원 환율의 레벨 상승을 기대케 한다. 현재 국내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70~80%로 보고 있다. 조선·해양산업 구조조정 지원책의 일환으로 실탄 공급과 함께 금리인하라는 처방을 병행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반면 미국은 11월로 예정된 대선이 걸림돌이지만 내년까지 금리인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외환 트레이더는 "미국 펀더멘탈에 맞게 금리가 올라가는 것을 미국 대선이 막고 있지만 내년이면 이 장애물이 사라진다"며 "지금부터 1년 정도의 시계에서 볼 때 미 금리가 정상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달러가치의 상승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달러는 상승 추세로 거의 굳어진 상황"이라며 “Fed의 6월 이벤트가 남아 있긴 하지만, 1165~1175원에서 지지를 받으며 오름세로 전환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