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아니었으면 엔화 더 강세"
[뉴스핌=김성수 기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외신과 인터뷰에서 "필요시 추가 완화에 나설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신화/뉴시스> |
11일 자 독일 뵈르젠 자이퉁(Boersen Zeitung)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는 인터뷰서"중앙은행은 양적질적완화(QQE) 규모를 현 수준보다 확대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를 현행 마이너스(-) 0.1%에서 더 낮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후에도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치솟은 것에 대해 "중국 경기둔화와 미국 통화정책 등 외부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마이너스 금리 효과가 희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마이너스 금리를 실시하지 않았다면 엔화는 지금보다 더 강세였을 것"이라며 "상황이 정상화되면 엔화도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QQE가 지난 2013년에 실시된 후 일본의 경제상황이 급격히 개선됐다"며 "마이너스 금리도 실물 경제에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몇 달 더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에너지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물가상승률이 긍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의 이번 발언은 BOJ의 통화 부양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논란이 들끓는 가운데 나왔다. BOJ는 지난 1월에 사상 처음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으나, 이후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힘을 잃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지난달에는 BOJ가 다시 추가 부양책을 실시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BOJ는 정책 동결이라는 '깜짝' 결과를 내놓아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는 BOJ가 엔화에 대한 통제력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모두 잃어 사실상 경기 부양책 카드를 모두 소진한 것 아니냐는 논쟁이 불붙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