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특화전략으로 저수익 구조 탈피
[뉴스핌 = 전민준 기자] 중견 해운사들이 작년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장금상선과 고려해운, 흥아해운 등 중견 해운사들은 지난해 동남아 노선 투자에 대한 결실을 거두면서 안정적인 성적표를 내놨다.
<사진=흥아해운> |
중견 해운사들이 지난달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장금상선의 작년 연결 매출액은 전년대비 11.7% 증가한 1조684억원, 영업이익은 4.3% 증가한 537억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매출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장금상선 관계자는 이같은 실적에 대해 "동남아시아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존에 중단했던 노선을 재개하고 신규 서비스를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금상선은 올해도 수익성 저하 항로 철수와 선복량 감축, 신규항로 개설 등을 통해 매출목표 1조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고려해운과 흥아해운은 올해 매출목표를 각각 1조6000억원, 1조1000원으로 올려 잡으며 실적 성장에 대한 의지를 키우고 있다.
고려해운과 흥아해운의 작년 매출은 각각 1조3820억원, 8451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고려해운 526억원, 흥아해운은 212억원을 달성하며 흑자행진을 이어나갔다.
업계에선, 양사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 베트남과 일본 등 주요 항로에서 서비스 강화, 신조선박 적기 투입 등을 꼽는다. 또 컨테이너선 외 벌크선이나 케미컬 탱크선까지 서비스범위를 넓힌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중견 해운사들의 실적 향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대형 해운사들이 앞다퉈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최근 역내 서비스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역내 노선을 개설한 뒤 올해 상반기 내 동남아시아 노선을 추가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지난달부터 한국에서 출발해 중국,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를 잇는 컨테이너 노선을 새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중견 해운사 한 관계자는 "국내 중견 업체들은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해 저수익 탈출에 성공했다"며 "최근 대형 해운사들이 동남아시아 해역에 눈을 돌리면서 중견 해운사들의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