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3사, 한국제분 지분 85% 확보…제분업계 3위 ‘껑충’
[뉴스핌=강필성 기자] 사조그룹이 동아원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동아원의 새로운 주인이 된다.
1일 동아원 등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한국제분에 경영권 참여를 목적으로 총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사조대림이 300억원, 사조해표가 300억원, 사조씨푸드가 400억원을 각각 출자해 한국제분의 지분 총 85.16%를 확보하기로 한 것. 인수 방식은 한국제분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것으로 총 취득 주식은 1000만주다.
이번 한국제분 매각은 한국산업은행 M&A실과 EY한영회계법인이 주간사로 선정돼 지난 19일 매각공고를 통한 공개 매각을 추진하던 중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동아원 측은 “동아원 및 한국제분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등 신속하게 M&A를 처리해야할 필요가 있었고, 공개경쟁 입찰 방식에 의할 경우 거래 종결을 확실하게 담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실제 공개 경쟁 입찰의 경우 숏리스트(인수적격 후보)를 뽑고 이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까지 수개월의 절차를 진행해야만 한다. 하지만 동아원과 한국제분의 유동성 위기가 극심해지면서 결국 공개 매각을 잠정 중단하고 사조그룹 매각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거래는 오는 4월 15일 마무리 될 전망이다.
이번 매각에 따라 한국제분의 자회사인 동아원은 자연스럽게 사조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될 전망이다. 한국제분이 동아원의 지분 53.38%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만큼 이번 인수에 따라 새롭게 편입되는 것. 한국제분과 동아원의 제분시장 점유율은 23% 수준으로 3위 사업자다.
사조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종합식품업체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다만 가격에 대해서는 논란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IB업계에서는 동아원과 한국제분의 패키지 매각시 약 3000억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실제 동아원의 시가총액은 2216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사조그룹이 1000억원에 두 회사를 인수하게 된 것은 동아원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급격하게 유동성이 악화됐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공개 입찰을 기다리는 시간마저 급박한 상황에서 대규모 할인에도 불구하고 매각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관측이다.
한편, 동아원 측은 이번 사조그룹 매각으로 인해 워크아웃 조기졸업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동아원 측은 “이번 M&A는 채권단, 고객,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와 기업가치 훼손의 최소화를 위한 결정”이라면서 “사조컨소시엄의 인수는 앞으로 한국제분이 재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