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공포지수 보니 최악은 아직…안심하긴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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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성수 기자] 전세계 증시가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한 가운데, 뉴욕 증시의 추가 하락을 예고하는 신호가 포착돼 주목된다.
20일 자 미국 유력 금융매체 배런스는 월가 공포지수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를 관측한 결과 시장 급락이 마무리되기는 이르다는 옵션시장 전문가들 분석을 내놓았다.
최근 1년간 VIX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VIX는 20일(현지시각) 장중 한때 작년 9월1일 후 가장 높은 32까지 치솟았으나 곧이어 27 수준으로 내려가며 30선 아래에서 마쳤다.
주요 증권사의 한 선임 트레이더는 "VIX는 결국 30선이 아닌 20선"이라며 "40선에는 근처에도 안 갔다"고 말했다. 전 세계 증시 급락에도 뉴욕 옵션시장 반응은 뜨뜻 미지근하다는 얘기다.
VIX는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를 반영하는 지수다. 옵션은 투자자들이 만기에 정해진 가격으로 증권을 매수,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변동성은 옵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VIX는 단기 옵션 트레이더에게 매우 중요한 지표로 쓰인다.
앞서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에는 VIX가 8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당시 큰 위기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현재 장에서는 VIX가 40대 후반일 때 시장 변동성이 급증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VIX는 40선 아래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시장 변동성이 낮아 단기 옵션 가격이 싸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현물인 주식의 가격 변동을 옵션으로 헤지하려는 보호막 수요가 적다는 뜻이다.
◆ 변동성 헤지 수요 잠잠.. 추가 매도압력 '응축'
크레디트 스위스(CS)가 개발한 다른 변동성 지수인 공포 바로미터 지표(Fear Barometer) 역시 26%에 그치면서 연 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지표는 S&P500지수 옵션의 변동성을 측정해 향후 3개월간 투자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다.
두 변동성 지수가 낮다는 것은 증시가 아직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아 추가적인 매도 압력이 응축돼 있음을 뜻한다. 당분간 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을 관망하며 또 한 차례 급락이 재연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짐 스트러거 MKM 파트너스 파생상품 전략가는 최근 변동성을 분석한 결과 "시장 변동성이 서서히 줄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며 "향후 증시에 충격파가 없을 것으로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된 증권사 선임 트레이더는 "VIX가 아직 40까지 오지 않았고 증시도 상승분을 다 토해내지 않았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에 시선을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들어 유가와 주가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가 상승을 점치기 위해 유가 반등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