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에 집중..'단타' 대신 '롱런' 노린다
[뉴스핌=이수경 기자] 당초 연내 출시가 예정돼 기대를 모았던 상당수의 모바일 게임 출시 일정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넥슨의 히트와 넷마블의 이데아 등 대작 모바일 게임들의 잇딴 흥행을 지켜보며 '개봉' 시점을 조율하는 것이다. 아울러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 '단타'보다 '롱런'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던 모바일 게임 상당수가 내년 출시를 기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던 아이온 레기온즈의 출시 목표일을 내년 하반기로 미뤘다. 아이온 레기온즈는 엔씨소프트의 인기 MMORPG인 아이온 IP를 활용한 모바일 RPG로, 엔씨소프트는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지금까지 PC 온라인 게임에 주력해 온 자사가 모바일로도 진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향후 비공개베타테스트(CBT) 일정이 나오는 대로 아이온 레기온즈의 게임 정보나 출시일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트플로어도 신작 모바일 게임인 데스트니 차일드의 출시 목표일을 12월 말에서 내년 초로 연기했다. 데스티니 차일드는 넥스트플로어와 시프트업이 현재 공동으로 개발 중인 모바일 RPG다.
넥스트플로어 측은 “더 높은 완성도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개발자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출시 예정일을 다소 늦추게 됐다”며 “내일(16일) 있을 공식 발표회에서 데스티니 차일드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위메이드가 자체 개발해 1년 만에 출시하는 신작인 소울앤스톤은 올해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는 17일 사전테스트를 거친 후 내년 초 출시된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모바일도 기존 출시 일정을 잠정적으로 미루고 개발력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의 이데아(왼쪽)와 넥슨의 히트(오른쪽) <사진=넷마블, 히트> |
이처럼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이 출시 일정을 조정하는 배경에는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는 넷마블과 넥슨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5일 넷마블이 출시한 이데아는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석권해 대작이라는 수식어를 챙기고 있다. 개발비로만 100억원을 투입하고 3년 개발 기간 후 결실을 본 작품으로, 성인용 온라인 MMORPG로 흥행한 A4 주력 개발자가 나서 완성도에 만전을 기했다.
같은 달 출시된 넥슨의 히트 역시 출시 하루 만에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RPG 중 하나다. 국내 모바일게임 최초 언리얼엔진4를 바탕으로 화려한 그래픽을 지원해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수백억원대의 개발 비용을 투자해 오랜 시간 공들여 시장에 나온 모바일 RPG가 큰 인기를 끌게 되자, 게임 업계에서는 출시일을 미루고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다. 좋은 게임과의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서 서버 안정화를 비롯해 버그 등 게임의 불안정한 부분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평이다. 비공개베타테스트(CBT)에서 발견된 작은 버그를 고치고자 게임 출시 일정을 미루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3~6개월 만에 뚝딱 게임을 만들어서 시장에 가장 먼저 선보이는 것이 경쟁력이었다”며 “지금은 최소 1~2년 오랜 시간 공들여서 게임 콘텐츠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한편, 완성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업체들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