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400억달러, 지난해 대비 28% 급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후 한파를 일으켰던 유럽 기업공개(IPO)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높고, 중국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지만 기업들의 시장 입성이 꼬리를 물고 있다.
사모펀드 업계가 발을 빼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유럽 IPO시장이 강한 회생 신호를 보내고 있다.
유로화 동전[출처=AP/뉴시스] |
소식통에 따르면 결제 시스템 업체인 월드 페이도 앞으로 1~2주 후에 IPO를 추진할 움직임이다.
연초 이후 유럽의 IPO 규모는 40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급감했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사모펀드 업계가 보유 지분의 상장을 회피한 결과다.
주식시장의 여건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 상품 가격 하락이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 리스크, 여기에 유럽 기업의 수익성 부진까지 악재가 곳곳에 포진한 상태다.
하지만 유로 스톡스50 지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스톡스가 정점을 찍은 데다 주식시장이 상승 흐름을 회복하는 신호를 보인 데 따라 IPO시장이 턴어라운드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틴 토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식시장이 8월 말의 패닉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면 IPO의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필요에 따라 양적완화(QE) 종료 시한인 2016년 9월 이후까지 자산 매입을 연장할 의사를 밝힌 점도 IPO 시장에 호재라는 판단이다.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사모펀드 업계의 지분 매각을 위한 IPO가 112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사모펀드 업계는 여전히 유럽 IPO 시장의 핵심 동력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IPO 추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월드 페이 역시 사모펀드 업체 베인 캐피탈과 어드벤트 인터내셔널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연초 이후 IPO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주식시장에 입성한 기업의 주가 흐름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 업계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IPO를 추진한 기업의 주가가 상장 이후 평균 12.2%에 이르는 상승을 기록했다.
모간 스탠리의 마틴 토니크로프트 주식 헤드는 “IPO가 유럽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플러스 알파’를 창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이들 종목을 편입한 펀드가 벤치마크를 웃도는 수익률을 냈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 변동성 상승이 기업 IPO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우량 기업을 저가 매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