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장 움직임 체크하고 단기간에 빠져나와야"
[뉴스핌=김성수 기자] 뉴욕 증시가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가파른 폭락장을 연출한 상황에서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보란 듯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인버스 ETF는 주가가 하락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 최근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 상품은 매일 시장을 들여다 보면서 재빠르게 빠질 수 없다면 기대한 수익을 달성하기 힘들거나 되레 손실을 볼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프로셰어즈 숏 S&P500(ProShares Short S&P500, 종목코드: SH)는 최근 한 달간 9.53% 급등하며 시원하게 오름세를 탔다. S&P500지수가 같은 기간 8.96% 급락한 것과 거울처럼 반대되는 성과다.
SH의 연간 수익률 추이 <출처=프로셰어즈> |
연초대비로는 6.06% 상승했으며, 하루 평균 370만주가 거래된다. 수수료율은 0.89%에 이른다.
SH는 S&P500지수의 수익률을 매일매일 반대 방향으로 추적해야 하기 때문에 선물·스왑 등 파생상품과 미 국채 단기물·환매조건부(RP) 계약 등 단기성 투자상품 등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단기 매매를 실시한다.
24일 기준 보유 상품으로는 ▲S&P500 이(E)-미니 선물 ▲SPDR S&P500 스왑 도이체방크 ▲S&P500 인덱스스왑 소시에테제네랄 ▲S&P500 인덱스스왑 도이체방크 ▲S&P500 인덱스스왑 크레이트스위스 인터내셔널 ▲S&P500 인덱스스왑 모간스탠리 인터내셔날 ▲S&P500 인덱스스왑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있다.
SH의 순자산가치(NAV) 기준 총 수익률과 시장가격 기준 총 수익률, S&P500지수 수익률 비교 <출처=파워셰어즈> |
SH보다 더 높은 수익률에 욕심이 난다면 레버리지 ETF를 시도할 수도 있다.
프로셰어즈 울트라숏 다우 30(ProShares UltraShort Dow30, 종목코드: DXD)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면서도 기초자산에 대해 2배의 레버리지를 취하기 때문에 SH보다 수익률이 더 높다.
DXD는 최근 한 달간 21.11% 올랐으며, 3개월 동안에는 28.76% 상승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120만주에 이르러 레버리지 인버스 ETF 중에서 거래량이 많은 축에 속한다. 수수료율은 0.95%다.
다만 DXD는 레버리지가 2배이므로 손실 폭도 그만큼 크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 증시가 크게 상승하던 2013년에 DXD는 -42.64%라는 참담한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SH의 손실은 -25.80%에 그쳤다.
DXD의 주요 자산에는 ▲SPDR 다우지수 스왑 도이체방크 ▲SPDR 다우지수 스왑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날 ▲다우지수 스왑 크레이트스위스 인터내셔날 ▲다우지수 스왑 UBS AG ▲다우지수 스왑 도이체방크 AG 등이 있다.
DXD의 순자산가치(NAV) 기준 총 수익률과 시장가격 기준 총 수익률, 다우지수 수익률 비교 <출처=파워셰어즈> |
◆ 인버스 ETF 투자시 주의점?…벤치마크에 '속지 말라'
SH에 투자하기 전에 우선 인버스 ETF 상품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인버스 ETF에 섣불리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허다한 것은 인버스 ETF를 다소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10일간 벤치마크 지수가 0.8% 하락했을 때 인버스 ETF 수익률이 반대로 0.8% 올랐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큰 착각이다. 왜 그럴까? 인버스 ETF는 인덱스를 추종하기 위해 '매일매일' 기초자산을 매수, 매도하며 리밸런싱을 하는 구조다. 즉 투자 기간이 하루가 넘는다면 인버스 ETF에 투자한 수익률은 실제 수익률과 완전히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앞에 나온 사례처럼 인버스 ETF의 10일간 수익률을 확인하려면 그 ETF가 벤치마크를 추적하며 어떻게 가격이 변했는지 매일매일의 기록을 살펴본 다음 10일치 수익률을 다시 계산해줘야 한다.
그리고 특정 기간 동안 벤치마크가 폭등과 폭락을 반복한 결과 원래 가격으로 돌아왔을 경우 인버스 ETF도 수익률이 똑같이 0%일 것으로 예상하면 이것 또한 잘못된 생각이다.
벤치마크가 원래 가격으로 돌아오기까지 과정에서 하락한 날보다 상승한 날이 많았다면 인버스 ETF는 반대로 상승한 날보다 하락한 날이 많게 된다. 즉 벤치마크는 수익률이 0%였다 해도 인버스 ETF는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반대로 벤치마크가 상승한 날보다 하락한 날이 많았다면 인버스 ETF가 플러스 수익률을 내는 경우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만약 벤치마크가 며칠간 하락세를 지속했다면 인버스 ETF에 투자하는 것이 큰 이득이다. 벤치마크가 매일 4%씩 하락했을 경우 10일 후에는 33.52%의 손실을 내게 되지만, 인버스 ETF는 그보다 훨씬 높은 48.02%의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처음 벤치마크가 하락했을 때 인버스 ETF는 반대로 상승하면서 벤치마크보다 가격이 높아진다. 그리고 둘째 날 다시 벤치마크가 하락하면 인버스 ETF는 다시 상승률을 곱해줌으로써 벤치마크 하락폭보다 가파른 상승폭을 나타내게 된다.
반대로 벤치마크가 며칠간 상승세를 지속한다면 인버스 ETF는 그만큼 손실폭이 더 커진다.
이처럼 인버스 ETF는 하루하루 가격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애초의 상품 취지에 맞게끔 매일매일 수익률을 추적하면서 단기간에 매매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마이클 로슨 모팅스타 애널리스트는 "인버스 ETF는 향후 손익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자체로 투자하기 보단 리스크 헷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낫다"며 "SH는 인덱스 스왑을 거래해야 되기 때문에 환매가 어렵고 세금 측면에서 다소 불이익이 있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