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당시 유출 규모 두 배 수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 우려가 더해지면서 신흥시장을 빠져나간 자금이 금융위기 때의 두 배에 달하는 1조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뉴시스> |
자금 '엑소더스'가 지속되면서 성장 둔화와 통화 약세 충격으로 신흥시장이 이제는 더 이상 글로벌 성장 동력이 아닌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인식도 확산되는 추세다.
NN인베스트먼트의 신흥시장 전략가 마르텐-잔 바쿰은 "앞으로 자금유출 규모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며 투자자나 기업, 금융기관 등이 자금을 해외로 빼가면서 해당국 현지통화는 더욱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09년 7월부터 작년 6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신흥시장은 2조달러 규모의 자금 순유입을 기록하며 글로벌 경제에 활력을 더했다. 하지만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서 현지통화 약세, 수입수요 감소 및 총수요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촉발된 것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신흥시장 전체 수입액도 전년 대비 13.2%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네일 셔링 이코노미스트는 "신흥시장 수입 붕괴는 수요와 관련한 펀더멘털 추가 위축을 반영한다"며 "자금 유출로 내수가 줄고 상품시장 약세로 상품수출 국가들의 수입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바닥이라는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전략가 번드 버그는 "신흥시장 통화가 현재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중국 등 신흥시장 성장 둔화로 인한 세계 경제 우려는 선진국의 지지부진한 회복세로는 상쇄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