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면·시험자료까지 유출해 K1 개량사업 활용 정황
피해 업체 "수년간 투입 기술비 수백억… 영업비밀 침해 심각"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국산 주력전차 K2 '흑표'의 핵심 기술을 유출한 방위산업체 관계자들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수원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김연하 부장판사)는 방위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방산업체 연구원 A씨(40대)에게 징역 2년 6개월, 동료 B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21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장비 제작업체 C사에 대해서도 벌금 2000만 원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일부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나, 원심의 양형이 적정하고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다"며 "업무 중 취득한 군사기밀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유출한 행위는 사회적 해악이 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A씨 일당은 2017년 재직 중이던 국내 방산업체에서 K2 전차의 종합식보호장치(CBRN 보호체계) 관련 극비 기술자료를 외부로 반출했다. 해당 자료에는 전차 내부 공기 질을 유지하는 양압장치·냉난방시스템 도면, 실험 데이터, 개발보고서 등이 포함돼 있었다.
종합식보호장치는 화생방 상황에서 오염된 공기를 차단하고 승무원에게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는 핵심 방산기술이다. 피해 업체는 수년간 수백억 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해당 시스템을 독자 개발했으며, 방산기밀 등급으로 관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해당 자료를 이직 후 참여한 K1 전차 성능개량사업 입찰용 연구에 그대로 사용했으며, 나아가 기술 일부를 기반으로 필터 장치 관련 특허를 자신의 이름으로 출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부당이득을 취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자료를 이전했다고 판단했다.
국방기술 보호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방위산업 내 기술 유출 통제 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라며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오른 K2 전차의 신뢰도와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