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대내외 경제상황 보면 위안화 약세 요건 없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 인민은행(PBOC)이 위안화의 급격한 약세를 막기 위해 역외 외환시장에 개입했다고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대내외 경제상황을 비춰볼 때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절하돼야 할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약세와 상반되는 대내외 요건으로 ▲중국이 올 상반기에 7%로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점 ▲경상수지 흑자가 견조한 점 ▲위안화 국제화와 중국 금융시장 개방이 급속히 진전되는 점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을 앞두고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는 점 ▲중국이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달러/위안 역외시장 환율 추이 <출처=톰슨로이터> |
앞서 위안화 가치는 역외시장에서 지난 이틀간 4.8% 하락해, 역내시장의 3.5% 하락보다 가파른 낙폭을 보였다.
중국 상하이 소재 유럽계 은행의 한 트레이더는 "위안화의 급작스러운 약세가 시장에서 패닉을 불러일으켰었다"고 전했다.
다른 유럽계 은행의 트레이더는 "인민은행은 위안화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BMI은행 애널리스트들은 위안화 가치의 연말 전망치를 달러당 6.83위안으로 제시, 종전 전망치보다 10% 하향 조정했다.
인민은행은 이전까지 달러/위안 고시환율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을 써왔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앞으로는 전일 마감 환율과 외환 수급, 다른 통화들의 환율 변동 상황 등을 감안해 시장 조성자들이 호가하는 방식으로 중간 가격을 결정하는 쪽으로 노선을 바꿨다.
이는 시장 조성자들의 주문 가격을 최대한 반영해 환율을 시장 원리에 맡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위안화 가치가 전날 수준에서 1.6% 하락해 고시된 것도 이 같은 방침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위안화 약세 방향으로 과도하게 베팅하는 세력이 늘면서 인민은행이 환율을 시장에 맡기는 작업을 결국 포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리우즈 코왈지크 크레디트 아그리꼴 전략가는 "위안화는 평가절하의 악순환에 빠졌다"며 "어느 시점에 가면 인민은행도 새로운 고시 방식을 버리고 고시환율을 안정적으로 제시하거나, 외환시장에 강도 높게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