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전문가들, 위안화 고평가에 무게중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대폭 평가절하 한 가운데, 앞서 국제기구와 외국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위안화가 이제 균형환율(fair value) 수준에 도달했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된 것으로 확인된다.
11일자 싱가포르 최대 일간지 '더스트레이트타임즈(ST)'는 위안화가 더 이상은 저평가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부상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도 위안화가 소폭 고평가됐다는 판단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5월 "위안화가 더 이상 평가절하된 통화가 아니다"라며 그간 위안화 저평가 의혹을 공식적으로 철회한 국제통화기금(IMF) 입장과도 일맥상통한다. 매체는 IMF 이사회가 이 같은 입장을 공식적으로 재검토 하겠지만 기존 보고서 내용을 뒤집을 확률은 적다고 평가했다.
같은 달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속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클라인 역시 "처음으로 위안화가 저평가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클라인 박사는 지난 2008~2009년까지는 20% 가량, 2010~2011년에는 15% 정도 각각 저평가됐던 위안화가 2012~2014년 기간에는 평가절하 폭이 단 2~5% 수준에 그쳤으며 올 1월부터 6월까지는 위안화가 오히려 0.1% 정도 고평가 됐다고 분석했다.
PIIE 5월 보고서 내용 <출처 = PIIE> |
PIIE가 지난 5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위안화의 실질실효환율(REER)은 12.3%가 올라 마찬가지로 위안화가 고평가 됐음을 시사했다.
ST 역시 무역지표와 물가를 기준으로 실질적인 위안화 가치를 보여주는 균형환율(fair value)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위안화가 더 이상 저평가됐다고 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우선 무역지표부터 살펴보면 위안화가 저평가됐을 경우 그만큼 중국이 경상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은 커지며 위안화가 균형환율에 근접할 수록 경상수지도 제로에 가깝게 수렴되곤 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작년 경상수지 흑자 폭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9% 수준이었으며 이는 대형 수출국으로는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당시 독일의 경우 흑자폭이 GDP의 6.5%였으며 한국은 6.2% 수준이었고 일본만이 0.7%에 머무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GDP 대비 경상수지(파란선) 및 무역수지(빨간선) 흐름 <출처 = PIIE> |
ST는 두 번째 균형환율 기준인 물가를 살펴보기 위해 빅맥지수를 인용했다. 지난달 미국서 빅맥 평균 가격은 4.79달러인데 반해 중국에서는 2.74달러에 불과했다. 빅맥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위안화는 약 43% 정도 저평가된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구매력평가지수(PPP)를 기준으로 한 작년 환율 수준으로도 위안화는 약 40.5% 정도 저평가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생산성이 낮은 국가일수록 물가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어 물가만을 갖고 균형환율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PIIE 소속 마틴 케슬러와 아빈드 수브라마니안 박사는 단순 물가 외에 소득 변화 수준까지 고려하면 위안화는 지난 2011년 약 1.7% 저평가된 정도에 그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매체는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환율 개입을 이유로 위안화 저평가를 주장하는 이들이 여전히 남아있긴 하지만 PIIE나 IMF 등의 입장을 고려하면 중국은 앞으로 위안화의 환율 자율 변동이 머지 않았으며 환율이 현 수준에서 크게 멀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당국은 이날 위안화 가치를 1.9% 절하한 데 이어 12일도 가치를 1.62% 추가 인하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