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둔화에 IT 가전 등 관련 업체 매출 급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분기 중국 경제가 7%의 성장을 이루면서 예상보다 탄탄한 펀더멘털을 과시했지만 실물경제의 부진이 미국 기업 실적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경기 실상은 드러난 지표와 달리 큰 폭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사실이 2분기 미국 기업 실적에서 확인됐다.
반도체 칩 개발 현장[출처=신화/뉴시스] |
아울러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원자재 수출국 역시 일정 부분 파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 업체 월풀은 2분기 매출액이 2%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의 제품 수요가 3% 감소한 데 따른 결과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역시 지난 2분기 중국의 오티스 엘리베이터 수요가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10% 급감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에어컨과 히터 등 주요 제품의 중국 수요가 동반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컴퓨터 업체 IBM 역시 2분기 중국 매출액이 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 급락에 시달렸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중국의 거시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고, 소프트웨어 업체 VM웨어 역시 중국 비즈니스가 시장 진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애플은 중국 매출이 탄탄한 추이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중국 수출 규모가 전년 동기에 비해 6.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됐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주요 항만의 2분기 선적이 전년 동기에 비해 9.7% 줄어들었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미국 주요 기업의 수익성에 흠집을 내고 있지만 전반적인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 삭스는 중국 수출이 미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에 불과하며, 미국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대부분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미국 성장률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 역시 일부 미국 기업에 타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및 특수 금속 업체인 알레거니 테크놀로지는 중국산 저가 상품이 단가에 강하 하락 압박을 가했고, 이 때문에 2분기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