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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6.3조 R&D 투자 어디 쓰나 봤더니

기사입력 : 2015년05월11일 16:17

최종수정 : 2015년05월11일 16:22

전자·화학·통신 및 차세대 사업에 투자…5년째 매년 R&D 투자액 늘려

[뉴스핌=이강혁 기자] 용기 있는 투자, 과감한 기업가 정신.

디플레이션(경기침체 물가하락 공포) 우려가 한국 경제를 뒤흔들면서 기업의 미래 투자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각 기업의 용기 있고 과감한 투자를 독려하고 나설 정도다.

LG그룹이 지난 3월 발표한 올해 투자 계획이 재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이같은 맥락이다. 당장의 성과만을 생각하기 보다는 철저하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사상 최대의 투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저성장 시대의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을 심각하게 바라보면서 이에 대한 해법으로 올해 6조3000억원의 R&D 투자를 발표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남들이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원천 기술 개발에 혼신을 다해 달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6조3000억원의 뭉칫돈은 어떤 R&D 활동에 집중적으로 사용될까.

◆ 전자·화학·통신 기술 투자 늘려…차세대 성장사업 재원 투입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올해 6조3000억원 R&D 투자는 창사이래 R&D에 대한 투자로는 가장 큰 규모다. 시장선도에 대한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미래 준비를 해야한다는 구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결과다.

LG그룹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고객 가치의 기반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 차별화 기술 및 원천기술, 융∙복합 기술 개발을 위해 R&D 투자를 확대키로 했다"고 말했다.

각 계열사의 R&D 투자 계획을 살펴보면, 6조3000억원은 전자부문과 화학부문, 통신·서비스부문의 주력 사업과 차세대 성장사업에 집중된다. 투자비는 인재 확보 등 R&D 인력 확보까지를 포함한다.

전자부문에는 LTE 등 모바일 선행기술 확보와 스마트TV 운영체제 등 소프트웨어, 모바일 AP 및 스마트TV용 SIC(System Integrated Chip) 등 핵심칩, 고해상도 및 터치성능 향상·초슬림 베젤 구현 디스플레이 기술, 고휘도·고신뢰성 LED 등에서 투자가 이루어진다.

화학부문에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고흡수성수지(SA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기반기술에 재원이 투입된다. 에너지절감 및 친환경 건축 자재, 혼합백신·당뇨치료 복합제 등 신약 개발에도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아울러 통신∙서비스부문에는 5G 이동통신 관련 네트워크 기술 및 서비스, 빅데이터 분산처리 기술 등에 투자된다.

융∙복합 및 차세대 성장사업 관련 기술 개발에도 뭉칫돈이 들어간다.

주요 투자 대상은 ▲전기차 배터리 등 차세대 자동차부품 관련 기술, ▲ESS(에너지저장장치), 스마트마이크로그리드 등 에너지솔루션 기술, ▲플렉서블·폴더블 및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차세대 소재 원천기술, ▲스마트 홈 등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이다.

◆ LG그룹 시장선도 성과 창출은 'R&D의 힘'

사실 주력 계열사들은 그동안 R&D 역량 강화를 위해 R&D 투자액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LG그룹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계열사들의 R&D 투자액은 지난 2010년 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9000억원으로 5년 만에 2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2010년 이후 매년 R&D 투자액을 늘려왔다.

LG전자는 이 기간 주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와 핵심칩 개발, 소재 개발 등 기반기술에 투자를 집중했고, 차세대 자동차부품, 에너지관리 솔루션 등 기업간거래(B2B) 통합솔루션 확보에도 재원을 쏟아부었다. 올해부터는 사물인터넷 기술역량과 컨버전스 기술역량을 강화하는데 재원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도 TV·모니터·노트북PC 등에 쓰이는 대형 LCD 패널 R&D에 투자를 집중했다. 그 결과 시장에서 1위를 지키며 전세계 LCD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대형 LCD 패널 시장에서 2015년 1분기까지 22분기 연속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다.

또한 LG디스플레이는 2011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1조원을 투자, 2013년 1월 세계 최초로 OLED TV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8세대 OLED 패널 생산라인의 생산량을 현재 월 8000장(유리기판 투입기준)에 2만6000장을 추가 확대해 올 연말까지 총 3만4000장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2차전지 분야에서 R&D를 통해 쌓아온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친환경 전기차용 배터리 등의 신사업 확대에 성공한 케이스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기술의 경우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의 GM, 포드, 유럽의 다임러, 아우디, 르노, 볼보, 중국의 상해기차, 장안기차, 제일기차 등 20여곳에 이르는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2018년까지 R&D 인력을 4100명 이상으로 1000여명 늘리고, 연간 R&D투자도 9000억원 수준으로 50% 이상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연초 발표한 바 있다.

◆ R&D 새 심장 '마곡 LG사이언스파크'…전자·화학·통신 총집결 

LG그룹의 미래 원천 기술 확보의 첨단 R&D 기지는 오는 2020년 최종 완공되는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가 된다. 마곡산업단지 내 17만여㎡(약 5만3000평) 부지에 2020년까지 약 4조원을 투입돼 구축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총 10개 계열사의 R&D 인력 2만5000여명이 상주하며 융복합 시너지 연구를 중점 수행하게 된다. 연면적 기준으로는 기존 LG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연구소인 LG전자 서초R&D캠퍼스의 약 9배, 그룹 본사 사옥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2배 규모의 크기다.

그룹 관계자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 계열사들이 LG사이언스파크에서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사업영역을 창출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융복합 연구 기반의 제품 및 서비스 개발과 이에 따른 시장 발굴 등 부가가치를 창출해 연간 고용창출 약 9만명, 생산유발 약 24조원 등 경제효과를 만들어 내는 창조경제의 모범 연구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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