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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트] 삼성의 미래 투자…분위기 이어가려면

기사입력 : 2015년05월11일 05:34

최종수정 : 2015년05월11일 06:29

반도체단지 대형 투자로 경제활성화 기대…규제 완화 서둘러야

[뉴스핌=이강혁 기자] '미래를 심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백년대계의 씨앗을 경기도 평택에 뿌리며 이같은 슬로건을 내걸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라인 건설에 착수했다.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단지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기업의 선제적 도전과 기업가 정신의 사례로 꼽힌다. 평택 반도체단지 건설을 통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강국이라는 국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고, 삼성전자에게는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부럽지 않은 첨단기술 연구와 직접생산까지 일괄체제를 갖추게 됐다. 평택 단지로 삼성전자는 수원, 기흥, 화성, 평택, 천안, 아산 등으로 이어지는 대형 IT·반도체 밸리를 완성했다.

▲7일 오전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서 열린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발파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는 단일 반도체 생산라인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로도 화제를 낳았다. 이 단지의 1단계(2017년 상반기 가동 목표) 건설에만 무려 15조6000억원이라는 뭉칫돈이 투자된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규모의 투자다. 저성장 시대에 돌입한 국내 경제 상황에서 삼성의 반도체단지 대규모 투자는 경제 전반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중요한 이슈가 됐다.

단적으로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단지는 41조원의 생산유발과 15만명의 고용창출 등 엄청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결국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며 국내 경제에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되는 셈이다.

이같은 삼성발 미래 투자 확대는 지난해 경영 어려움 속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2012년에 경기도 단지 입주를 확정지었지만 15조원이라는 투자의 결단을 내리고 본격적으로 터를 닦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이다. 지난해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심화에 따라 실적 부진을 겪으며 위기감이 고조된 때로, 삼성전자는 그럼에도 대형 베팅을 과감하게 결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직접 평택 반도체단지 착공식을 방문해 격려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단지 건설은 기업가 정신에 입각한 사례"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재계의 용기있는 도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각별하게 당부했다.

삼성발 미래 투자 분위기는 사실 재계 전반에도 차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선제적 투자를 결정한 이후 올해 들어 재계 주요그룹의 투자는 소폭 늘어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30대그룹의 올해 투자 계획은 136조4000억원 규모다. 지난해보다 16.5%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단지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 프로젝트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LG그룹은 마곡지구 LG사이언스파크 건립을 위해 4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SK그룹은 총수 부재 상황에서도 주력 업종인 통신 분야와 에너지 분야에 1조5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롯데그룹도 아울렛과 마트 등 시설투자에 올해에만 1조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선을 돌려보면 이같은 투자가 질적으로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미래를 위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투자가 더 활발해지는 상황이다. 국내에서의 투자를 앞으로 크게 늘리겠다는 대기업들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고충은 각종 제도개선이 더디다는 점이다. 규제책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지만 정치논리에 자주 휘말리며 개선 속도감은 크게 떨어진다. 

한 경제단체의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 차세대 사업을 찾고 미래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를 하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제도개선은 여전히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해외로 나가는 투자를 국내로 리턴시킬 방법을 찾아 정부와 정치권, 재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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