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쇼핑시즌 소매판매 0.9% 감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내수 경기에 적신호가 켜졌다. 12월 시간당 임금이 전월에 비해 감소한 데 이어 소매판매 지표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미국 경제가 성장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국제 유가 폭락에 따른 소비자들의 재량 소득 증가 효과가 민간 소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계산이 빗나갔다는 지적이다.
14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소매판매가 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에 해당한다.
의류 매장 판매 현장[출처:블룸버그통신] |
또 지난해 연간 소매판매 역시 4%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99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내수 경기를 개선시키는 선순환을 일으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내수 경기가 후퇴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번지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폴 디글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지표와 소비자신뢰 지수의 탄탄한 회복을 감안할 때 12월 소매판매는 걸맞지 않은 수치”라고 말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전자제품 판매가 1.6% 감소했고, 의류와 온라인 판매가 각각 0.3% 줄었다.
가구 판매가 지난달 0.8% 감소했고, 주유소 매출이 6.5% 급감해 2008년 12월 이후 최대폭으로 줄어들었다. 자동차 판매 역시 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소매판매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일단 실망스럽다는 데 모아졌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CIBC WM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그랜담 이코노미스트는 “12월 지표가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주요 소비 품목의 매출이 일제히 감소했고, 세부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부진하다”고 말했다.
PNC 파이낸셜의 스튜어트 호프만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경기 전망에 대해 여전히 경계심과 회의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과 고용의 지속적인 개선에 힘입어 내수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D증권의 제너디 골드버그 전략가는 “12월 소매판매 지표는 4분기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는 정황을 드러낸 다른 지표와 맥을 같이 한다”며 “하지만 유가 하락이 궁극적으로 민간 소비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12월 미국 실업률은 5.6%를 기록해 6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또 3분기 GDP 성장률이 5%에 달해 10년래 최대 성장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