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임금 감소, 내수 경기 호조 기대 어려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12월 고용 지표가 시장 기대치보다 크게 호조를 이뤘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 고용은 199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내실이다. 내수 경기 회복의 선제 조건으로 꼽히는 임금 상승이 가시화되지 않는 데다 구직 단념자가 늘어나는 등 알맹이가 빠진 회복이라는 지적이다.
◆ 지난해 고용 1999년 이후 최대폭 증가
9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5만2000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24만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또 12월까지 11개월 연속 미국 신규 고용이 월 20만건 이상 증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1994년 이후 최장기 기록이다.
12월 실업률은 5.6%를 기록해 전월 5.8%에서 내림세를 지속했다. 또 지난달 수치는 2008년 6월 이후 최저치다.
섹터별로는 건설 업계의 고용이 활발했다. 건설업체는 지난달 4만8000명을 신규 고용해 1월 이후 최대폭으로 채용을 늘렸다.
헬스케어 부문의 고용은 3만4000건 늘어났고, 제조업 신규 채용은 1만7000건에 그쳤다.
JP모간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 경제 성장 모멘텀이 탄탄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축포 이르다, 연준 행보는?
12월 고용의 헤드라인 지표가 호조를 이뤘지만 투자자들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표정이다. 알맹이는 여전히 부실하다는 것.
무엇보다 고용 증가와 함께 시장의 기대가 집중된 임금 인상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어 내수 경기 활성화의 선순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지적이다.
지난달 시간당 임금은 전월에 비해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증가율 역시 종전 발표된 0.4%에서 0.2%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달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기에 비해 1.7% 증가해 최근 추세인 2.0%를 밑돌았다.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이전 증가율이 3%를 웃돌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임금 회복이 지극히 저조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BTIG의 댄 그린호스 수석 전략가는 “고용 회복이 실물 경기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올해 말까지 임금 여건이 대폭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참여율이 감소하는 점도 고용 시장의 펀더멘털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노동참여율은 62.7%로 집계, 11월 62.9%에서 하락했다. 또 경기 침체 이후 수치인 66%를 밑도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고용 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시기를 늦추거나 당길 만한 재료가 아니라는 데 투자자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피터 체치니 시장 전략가는 “12월 고용 지표가 연준의 금리인상 계획에 정당성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며 “다만 시기를 올해 중반보다 앞당길 만큼 강한 호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