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거취 문제를 연내에 매듭짓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해 12월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안 사장 거취를 올해 말까지 해결하기로 한)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질의에 "아직 연말까지 남지 않았나"라며 "법의 제약이 있지만 여야 간사 간 합의사항을 존중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연말이 지나 2015년 새해가 된지 6일째지만 안홍철 사장은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7월9일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최경환 부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
기재부 관계자는 6일 "(안 사장) 본인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해임할 법률적 요건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투자공사법 제23조(임원의 신분보장)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 해당되거나 ▲한국투자공사법에 의한 명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때 ▲공사의 경영성과의 부진과 관련해 책임이 있는 임원으로서 운영위원회의 해임의결이 있는 때 ▲심신의 장애로 인해 직무수행이 심히 곤란하게 된 때로 해임 요건을 정하고 있다.
안홍철 사장의 해임 문제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법으로는 해임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기재부가 KIC 주무부처이지만 사실상 해임은 어렵다는 뜻으로 읽힌다.
최 부총리와 안홍철 사장은 각별한 사이라고 알려져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같은 시기 공부했고 행정고시도 부총리가 22회, 안 사장이 23회로 합격했다. 공직에서도 고위직까지는 오르지 못하고 서기관과 부이사관으로 퇴임했다.
특히 안 사장은 최경환 부총리에게 7년에 걸쳐 2130만원을 후원금으로 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최 부총리가 안 사장을 감싸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안홍철 사장은 2012년 대선 무렵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 안철수 의원 등을 '종북 하수인', '빨북', '선동꾼' 등으로 비난했다. 이에 야당은 안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럼에도 안 사장은 2013년 12월 취임해 1년의 임기를 마쳤다.
한편, KIC 관계자는 "(안홍철 사장이)직원들이 휴가도 못 갈 정도로 열정적으로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며 "거취에 대한 논란이 빨리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