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외교정책으로 날개를 달다
지난주 4조위안(한화 714조원)이 넘는 멕시코 고속철도 프로젝트에 중국기업과 현지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낙찰되면서, 중국이 해외에서 따낸 첫 시속 300km의 고속철도사업으로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물론 나흘 만에 멕시코 정부가 입찰을 철회하면서 백지화가 되었다.
하지만 중국 고속철의 해외 수출은 이제 시작이라고 전망된다.
중국은 2010년부터 환경보호, 정보기술, 바이오, 고급장비제조업, 신에너지, 신소재, 전기차 등 7대 전략적 신흥산업을 제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 중 철도장비는 고급장비제조업의 핵심사업이다.
중국의 철도산업은 초기 2000년대 초반 일본과 독일의고속철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기술을 개발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2008년 자체기술로 북경과 천진을 잇는 시속 300km의 고속철을 건설했고, 200명의 사상자를 낸 2011년 <7·23 고속철 탈선사고>전까지 9000km에 달하는 고속철도를 구축했다.
사고 이 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고속철도 투자가 잠정 중단되고 철도부 장관이 횡령 및 비리로 낙마하면서 철도 관련 산업이 잠시 주춤했었다. 그러나 중국과 같은 넓은 대륙에서 철도를 대체할 수 있는 대규모의 인구 및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데다 기술보완으로 안전성도 더욱 개선되면서 작년부터 고속철도투자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다년 간에 걸친 고속철 투자와 기술개발로 중국기업들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추었으며, 시진핑 정부의 고속철도 외교정책에 힘입어 해외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2009년 러시아와 고속철도 건설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터키, 이란, 태국의 고속철도 건설에 대한 참여를 추진하고 있으며 베트남, 미얀마, 인도 등 17개 주변 국가와 고속철도망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관련 업체에 대한 구조조정도 추진 중이다. 중국정부가 철도차량생산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중국북차와 중국남차는 합병을 추진하면서이 두 기업의 주식은 10월 27일부터 상해거래소와 홍콩거래소에서 모두 거래정지 되었는데, 업계에서는 해외 입찰 시 자국업체들간의 가격경쟁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인프라업체인 중국중철과 중국철건의 합병도 루머로 돌면서 주가는 지난 보름 동안 홍콩증시에서 각각 18%, 8.7% 상승했다.
현재 미국, 러시아, 브라질, 중동 등 해외 고속철도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고속철도 기술이 중국을 비롯한 몇몇 소수국가만 보유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장기적인 수혜가 전망된다.
◆김철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 중국주식전문가 약력
2007년 중국 연변대학 기계공학과 졸업
2007~2010년 상해에셋플러스투자자문 근무
2010년 중국 초상증권 상해지점 근무
2011~ 현재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 근무
[뉴스핌 Newsp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