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채권은행 채무 회수 조치
[뉴스핌=이강혁 기자] 종합가전업체 모뉴엘(대표 박홍석)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국내외에서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 PC 등으로 유명한 모뉴엘은 지난 9월 초 독일에서 열린 가전쇼 IFA 2014에 단독부스를 꾸리며 유럽시장 공략을 확대해 왔다.
관련업계에서는 모뉴엘이 수출 대금을 제때 결제받지 못해 자금난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산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모뉴엘은 지난 20일 수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모뉴엘이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농협 등 채권은행에 갚아야 할 여신 규모는 5000억원대에 달한다.
이중 1165억원의 채권을 가진 산업은행이 이날 모뉴엘 보유채권을 부도처리하는 등 일부 채권은행은 모뉴엘의 신용위험이 커졌다는 판단으로 대출 만기 전에 남은 채무를 일시 회수하는 조치를 취했다. 전직 모뉴엘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회사 내부에 자금 사정이 안좋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모뉴엘이 해외 수출 규모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가공매출을 일으키다 자금난에 빠진 것 아니냐는 시선도 보내고 있다. 모뉴엘은 수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은 모뉴엘과 자회사인 잘만테크가 선적서류 조작 등의 방법으로 가공매출을 일으켰다는 제보를 받고 감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뉴엘은 국내에서 로봇청소기 '클링클링', 해외는 홈시어터 PC를 주력제품으로 판매하며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07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기조연설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모뉴엘 같은 회사를 주목하라'고 지목하면서 글로벌 가전분야 강소업체로 부상했다.
모뉴엘은 지난 9월 초 독일 IFA 2014에도 참가해 로봇청소기,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 침구청소기, 안마의자 등 10여 종의 가전제품을 전시하며 유럽 가전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