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권한남용으로 탄핵 추진, 외부선 외교력 약화로 고전
[뉴스핌=김동호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안팍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미 공화당을 중심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권한남용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 세계 각지에서 확산되고 있는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미국의 미온적 대처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외교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바마 정권의 '내우외환'이 짙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 하원이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 남용을 이유로 제소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이스라엘 가자지구 분쟁 악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 등이 오바마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25일 미국 CNN방송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33%가 대통령 탄핵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65% 가량이 반대의사를 표명했으나, 미국인 3명 중 1명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것은 지난 빌 클린턴 행정부때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내 통치 능력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너무 나갔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거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너무 나갔다’고 응답했다. ‘적절하다’고 답한 사람은 30%에 불과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에선 무시할 수 없는 결과다.
현재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을 제소하기 위해 지난 24일 하원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제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킨 것도 큰 악재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승인이 필요 없는 대통령령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삼권분립을 제정한 미합중국 헌법을 오바마 대통령이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대해 공화당이 상ㆍ하원에서 과반수를 획득하면 대통령 탄핵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일부의 견해를 소개하며 오바마 대통령이 레임덕을 맞기도 전에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이라크, 시리아, 이란 등 중동지역의 4대 악재를 해결하려면 오바마 대통령이 '진실된 중재자'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FT는 그간 미국이 이스라엘과 아랍의 분쟁에서 한쪽 편만을 드는 중재자가 되어왔다고 비판하며 중동지역에서 보다 중립적인 자세를 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은 1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고 있지만 양측의 입장은 여전히 강경한 상태다. 유엔은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나 그 실효성은 미미한 상황이다.
이라크 내전 역시 장기화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독자적인 이슬람국가 설립을 선언한 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ISIS)는 이라크 정부군의 대응에도 결사 항전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친러시아 세력과 정부군의 싸움 역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친러 세력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에 피격되는 사건 마저 벌어지며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내우외환에 빠진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도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최근 CBS뉴스의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지지율은 40%, 월스트리트저널과 NBC의 공동여론조사에선 4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코너에 몰린 오바마 대통령이 이 위기를 어떻게 탈출할지 미국은 물론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