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QE 실제 시행 기대감 낮아, 투자자 보수적 행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식 양적완화(QE)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럽 주식 및 채권시장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실상 투자자들의 부양책 기대감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위험 자산의 고공행진에서 엿보이는 투자심리와 달리 보수적인 투자 상품의 비중이 대폭 늘어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16일(현지시각) 프랑스 은행 나티시스의 조사에 따르면 ECB가 대규모 자산 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절반 가량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QE 시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낮을 뿐 아니라 비전통적 정책을 시행하는 문제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럽 금융권에서 채권 운용에 집중하는 투자자들 가운데 ECB의 자산 매입이 실제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75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량에 그쳤다.
나머지 투자자들은 유럽판 QE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것이 사실이지만 결국 불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 결과는 유럽 금융시장의 향방을 더욱 가늠하기 힘들게 한다고 시장 전문가는 지적했다. 정책을 둘러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데 따라 주식과 채권 가격이 어느 쪽으로 기울 것인지 점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투자자들의 전략은 보수적인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커버드 본드를 포함한 신용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불과 1년 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채와 물가연계채권, 이머징마켓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개별 종목에 대한 베팅보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TF에 유입된 투자자금은 312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한 해 동안 유입된 금액보다 높은 수치다.
ETF가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모닝스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최근 2년간 유럽 증시가 강한 랠리를 연출한 데 따른 부담과 잠재적인 리스크가 개별 종목에 대한 적극적인 베팅보다 보수적인 투자 상품의 매력이 높아진 배경으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