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재무건전성 및 회사채 발행 급증 따른 리스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포르투갈의 은행권 부실이 수면위로 부상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이 아시아를 향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초저금리에 아시아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봇물을 이룬 가운데 디폴트 리스크가 잠재돼 있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
월가의 투자가들은 아시아 지역의 은행 재무건전성이 취약하다는 데 입을 모으는 한편 중국의 긴축 움직임이 한계 기업의 디폴트를 촉발시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각) CNBC가 보도했다.
알리안츠의 윌프레드 버스트래트 트레이딩 및 파이낸스 보험 사업 부문 대표는 “개별 기업의 부채 규모 자체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보다 은행권 자체의 재무건전성에 대해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실 여신이 늘어나면서 은행권이 대출 요건을 강화하거나 중국의 유동성 규제가 지속된 데 따라 일부 기업에 신용 경색 및 디폴트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버스트래트 대표는 “기업 파산은 부채를 상환할 수 없을 때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은행권이 갑작스럽게 유동성 고삐를 조일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포르투갈의 에스피리토 산토 은행이 단기 채무금 상환을 연기한 것은 공룡 기업 에스피리토 산토 인터내셔널이 단기 부채를 상환하지 못한 데서 불거진 일이다. 이 같은 상황이 금융시장의 유동성 여건에 따라 아시아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진단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0~2013년 상반기 사이 중국 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이 133%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인도 기업의 발행액이 39% 늘었고, 나머지 아시아 지역이 54% 급증했다.
대부분의 월가 투자자들은 포르투갈의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 하더라도 이른바 전염 리스크는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유동성 위축과 담보 요건 강화 등으로 인해 아시아 기업의 자금 순환이 막힐 수 있다는 경고다.
이 경우 아시아 기업이 디폴트 리스크에 빠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물류 및 공급 차질과 담보물 가치 하락 등으로 연쇄적인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는 예상하고 있다.
HSBC의 프레드릭 뉴먼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기업의 전반적인 레버리지 비율이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만큼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 사실이고, 특히 은행권 대출보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급증한 동시에 리스크 요인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